'이른 새해' 시작한 최용수 감독 "2020년은 '업그레이드'의 해"
"구체적 목표 두기보단 보단 도전의 연속…경쟁력 있는 선수 보강 더 필요해"
(구리=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작년 첫 훈련 때도 활기가 돌았는데, 매년 팀이 젊어지는 걸 느낍니다. 어제 선수들을 보고 나니 퇴근길에 기분이 좋더라고요."
누구보다 일찍 2020년을 시작한 프로축구 FC 서울의 최용수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서울이 새로운 시즌에 대비해 이틀째 소집 훈련을 이어간 27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최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다소 실망스러운 경기가 많았다. 2020년은 축구 자체를 '업그레이드'하는 해로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2018년 강등 문턱까지 갔던 굴욕을 딛고 2019년 서울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3위로 K리그1 정규리그를 마쳐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따냈다.
시즌 첫 경기인 ACL 플레이오프가 내년 1월 28일 열리는 터라 서울의 2020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26일 소집해 훈련에 돌입했고, 30일부터 약 3주간은 포르투갈에서 담금질한다.
전력 재구성 작업도 한창이다.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김진야를 최근 영입하고,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거친 차오연을 비롯한 신인 선수들이 잇달아 합류했다.
최 감독은 "올해 윤종규, 김주성, 조영욱 등 젊은 선수들이 활약한 게 저 자신에게도 긍정적이었다. 내년에도 젊고 능력 있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기회를 잘 살렸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미드필더 이명주가 아랍에미리트(UAE)로 떠나는 등 누수도 생겼다. 현재 선수층으로 ACL까지 경쟁하기엔 다소 부족함이 있다는 게 최 감독의 판단이다. 다른 선두권 팀들에 비해 얕은 선수층 탓에 후반기 상승세에 다소 힘이 떨어졌던 올해의 기억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최 감독은 "우리는 FC 서울이니까, 마냥 젊고 신선한 선수들만으론 운영할 수 없다. 19살 짜리는 즉시 전력감이 아닌 미래의 자산"이라며 "무게감 있고 경험이 풍부한 선수도 있어야 한다. 경쟁력 있는 선수의 보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단에서 해주지 않을까 싶다. 사장님과도 얘기를 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내년에 ACL과 K리그, 대한축구협회(FA)컵까지 50경기를 소화해야 하니 선수 운영의 폭을 넓게 가져갈 생각이다. 선수들에게도 잘 인지하고 있으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목표는 따로 설정하지 않았다. "'우승' 같은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미련한 일인 것 같다. 저나 선수들에게 부담스러운 약속이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대신 최 감독은 '목표 없는 목표'를 역설했다. 결과에 대한 압박감을 갖는 대신 더 단단한 팀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생각이다.
최 감독은 "같은 것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도전하고,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서 "새 시즌은 축구 자체의 '업그레이드'를 원한다. 전술적인 변화와 역동성을 구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지훈련에서는 "새로운 선수가 많은 만큼 장단점을 파악하고, 어떻게 요긴하게 쓸 수 있을지 보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올해도 FC서울만의 문화, 가족 같은 분위기를 더 다지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팬들께는 항상 고마워하고 있고,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새 시즌 좋은 경기를 준비하고, 좋은 결과도 가져오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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