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얘기하는건가요 ? ㅋ
"이틀 만에 모든 게 다 된다. 300만원 신청했고 보증서 나왔다. 이제 은행만 가면 끝이다."
"이거 완전 '꿀(최고)' 아니냐. 안 하면 사람도 아니다."
지난 21일 오후 인터넷 도박으로 유명한 모 커뮤니티 사이트. 이곳 게시판에는 최근 '청년·대학생 햇살론'에 대한 문의와 후기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가 내놓은 청년 생활자금지원 제도와 관련해 "하루 이틀이면 받을 수 있다", "기대출이 있는데 쉽게 통과됐다", "통장 내역 안 걸렸다" 등의 내용이 주다. 심지어 "스포츠토토(인터넷 도박)에 손을 대 대부업체로부터 빌린 300만원 다 날렸다. 신복위 햇살론을 받아야겠다"는 글도 눈에 띈다.
신복위가 이달부터 본격 시행 중인 '청년·대학생 햇살론'이 허술한 심사로 '마구잡이 대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 인터넷 도박 등으로 허우적대는 청년들에게까지 쉽게 돈을 대주고 있는 것이다. 대출자에 대한 엄격한 심사 없이 간단한 구두상담과 형식적 서류절차만을 거치면 돈을 빌릴 수 있는 탓에 젊은이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마저 제기된다.
25일 신복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총 2490명이 심사를 통과해 94억5000만원 규모의 '청년·대학생 햇살론'을 지원받았다.
대학생 오민석 씨(가명)는 지난 21일 신복위를 방문해 '대학생 햇살론'을 신청했다. 오전 11시께 지점에 도착한 오씨는 간단히 서류작성을 마친 뒤 근처PC방에서 10분짜리 교육강의를 들었다. 오씨는 "오후 1시가 조금 넘으니 보증번호가 날아와 곧바로 시중은행에 돈을 받으러 갔다"며 "휴대폰 미납이나 연체 정보도 조회하지 않을 정도면 최고 아니냐"고 말했다. 현재 오씨는 1700만원 상당의 빚과 40만원에 달하는 휴대폰 미납금액이 있는 소위 '청년 빚쟁이'다. 신복위에 따르면 '청년·대학생 햇살론' 지급 절차는 보증상담과 신청·보증료 납입, 교육이수·보증서 발급 등을 순차적으로 거쳐야 한다. 보증서 발급이 이뤄지면 각 은행을 통해 대출이 진행된다.
신복위 측에서도 햇살론 적격심사 과정이 적합한 대출자를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사실상 인정했다. 신복위 관계자는 "신청자가 의도적으로 거짓 상담에 들어간다면 (햇살론 대상자에 적합하지 않은 젊은이를) 찾아내기 어려운 것은 맞다"고 말했다. 상환의지가 떨어지는 청년들이 햇살론을 통해 인터넷 도박이나 기존의 불어난 빚을 메우는 등 잘못된 방향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청자들이 빚을 갚아야 할 인센티브가 거의 없다"면서 "(청년·대학생 햇살론은) 금융정책이라기보다는 복지정책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청년들의 '모럴 해저드'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부채 미상환 시 제재를 가한다거나 적격심사 과정에서 상환 가능성에 대한 엄격한 검증을 거치는 작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젊은이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건 일자리이지 빚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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