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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선인장

대위 대태천

5범

2014.02.12가입

내가 무적권 분명희 경고해놔따

조회 2,222

추천 1

2015.06.03 (수) 01:38

수정 0

수정일 2015.06.03 (수) 01:39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3년을 합친 세월을 의무적으로 학교에서 보내며 자라는 보통 학생들이라면,
그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급우 중에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렇다면 질문을 이렇게 던져본다면 어떨까, '단 한번이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급우를 본 적이 있다.'
십중팔구? 아니, 백이면 백이 별다른 고민없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만약 여중생 시절의 나에게 그 질문을 던졌다면?
물론 '예'하고 대답했을거야.
지금의 나에게 물어봤을 때보다 더 빨리 대답했을테지.

ㅡ 

" 야, 선인장! 가시 세워봐! "

" 호홋, 세희야앙~ 너무 대놓고 말하는 거 아냐앙? "

" 뭐 어때, 이래야 빨리 세울 거 아냐. 야 쉬는 시간 끝나가잖아, 좀 세워봐! "

옆반 애들이 찾아와선 짖궂게 우리 반의 '선인장'을 놀려댔다.
교복 명찰에 '황미영'이라는 이름이 버젓이 붙어있는데도 그녀들은 미영이를 '선인장'이라 불렀다.
3분단 중간 자리에 앉은 미영이로부터 멀찍이 떨어진 1분단 맨뒷자리의 나는 그 장면을 
슬금슬금 쳐다보면서도 손으론 공책 검사를 앞두고 사회 필기노트를 바삐 옮겨적는 중이었다. 
쉬는 시간 내내 투자해야 다음 시간에 회초리를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은근히 재밌는 구경을 놓칠순 없었다.

" 선인장이라고 부르지마. 사람 그렇게 놀리면 좋아? "

" 아.. 존나 말 안 통하네. 가시 한 번 세워보라고! 그것만 보여주면 간다니까? "

" 그걸 니들이 왜 봐야하는데? "

" 아, 가시곰보년 뇌까지 가시 찔렸냐? 관심 좀 가져주니까 니가 대단한 년이라도 된 줄 아나봐?
한두번 봐주면 알아들어야지, 존나 띠겁게 말하네, 좆도 아닌 년이. "

세 명 중 두 명은 단순히 일진 가방이나 들어주고 돈이나 갖다바치는 끄나풀이었지만,
가운데에서 본격적으로 욕을 하며 미영이를 괴롭히는 년은 옆반에선 가장 질이 나쁘면서
전교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송세희였다.

" 야, 야, 대가리 쳐들어. 이빨 빠개버리기 전에. 미쳤냐? 어? 쳐다봐, 쳐다보라고.
아까처럼 또 대들어봐, 너 뭐라그랬냐? 부르지마? 존나 명령조로 얘기하네?
내가 니 따까리냐? 뭐? 놀리면 좋냐? 아, 졸라 어이없어. 맞먹어라? 응? "

송세희는 손으로 미영이의 턱을 잡고 고개를 이리저리 마구 흔들어댔다.
미영이는 괴로운 표정으로 이리저리 몸부림쳤지만 세희 옆의 두 년이 저항하지 못 하도록
팔 한 쪽씩을 붙들고 있어서 세희의 손찌검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었다.

" 존나 희한하게 생긴 년 하나 있다길래 구경왔더니 어이 털리고 가네.
아.. 씨발년, 조만간에 또 보자? "

세희는 미영이의 뺨을 몇 번 후려친 뒤 머리카락을 쥐어흔들고는 씩씩거리며 반으로 돌아갔다.
그 소란이 일어나는 동안 미영이의 책상 위에 있던 교과서와 필통이 떨어져 바닥을 굴러다니고 있었다.
수업 시작 종이 울렸지만 아직 선생님은 들어오시지 않았다. 나는 다행히 노트를 모두 옮겨적었고,
3분단 아이 몇몇이 미영이 대신 미영이의 물건들을 주워 책상에 올려주었다.
미영이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돈하곤 최대한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자세를 고쳐잡았다.

" 쌤 오신다! "

4분단 앞자리에서 늘 선생님의 입장을 알려주는 애가 소리침과 동시에 사회 선생님이 들어오셨고,
반장의 인사와 함께 수업이 시작되었다.

" 다들 노트는 잘 해놨네. 다른 반 애들 매 맞은 소문이 돌았나보다? 글씨 엉망인 애들은 딱 몰아서
한 티가 나는데, 다 잘 해와서 선생님이 그것까지 뭐라고 하진 않을게. 몰아서 하지 마라, 그럴 바에야
차라리 안 시키지.. 공부하라고 필기하라는거지, 필기를 했냐 안 했냐가 중요한 건 아니야... "

휴우, 다행이다, 이제는 미리 미리 필기해야지, 
안도하며 언뜻 3분단 쪽을 쳐다보자 미영이가 고개를 숙인 채 분을 삭이고 있었다.

' ... '

생전 처음 보는 옆반 애가 찾아와선 외모를 가지고 놀리다가, 별안간 뺨따귀에 머리채까지 잡아흔들고,
쌍욕까지 들었으니 아무리 진정하려고 해도 화가 나겠지.. 미영이가 측은했다.
그렇게 협박하고 때려도 보여주지 않던 미영이의 신체적 특징이 점점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그 변화를 반 아이들 거의 다가 알아챈듯 힐끔힐끔 사회선생님이 칠판 보는 틈을 타서
미영이를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쭈륵, 쭈륵!
평소엔 비늘처럼 누워있던 미영이 얼굴의 가느다란 촉수들이 딱딱해지며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반 아이들 모두가 조용한 수업시간이면 '쭈르륵,쭈륵' 거리며 얼굴 피부가 늘었다 줄었다 하는 소리가
정확히 들렸다. 

" 흡.. 스흡.. "

미영이의 숨이 거칠어졌다. 감정이 격앙되어 그런 것 같았다.
생각할수록 화를 참기 어려운듯, 완전히 얼굴이 붉어져선 거센 콧바람을 들이쉬며 가시를 완전히 세웠다.
그랬다, '선인장'이란 별명은 그래서 생겼다.
화를 내면 얼굴에 돋아나는 가시 때문에.
우리 몸에는 혓바닥의 유두나, 소장의 융털 같이 촉수를 연상시키는 조직이 일부 존재하지만
미영이처럼 얼굴에 직접 촉수가 솟아오른 경우는 의학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였다.
더군다나 평소엔 쳐져있던 촉수가 화가 나면 점점 딱딱해지며 바로 솟아 가시처럼 일어서는 현상은
더욱 희귀한 일이었기에 오늘 같은 사건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곤 했다.
안 그래도 얼굴에 가느다란 촉수들이 드문드문 덮혀있는 것이 굉장히 징그러웠는데,
그게 빳빳하게 일어선 채로 씩씩거리는 미영이를 보노라면 정말 선인장 같기도 하고,
화가 난 괴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선생님은 그런 미영이를 눈치채셨을까, 어느 쪽이든 선생님은 미영이를 부르지 않았다.
미영이 편만 들어줄 수도 없고, 이런 일이 한 번 두 번이 아니다보니 다만 미영이를 더 자극하지 않기로
하신 것일까? 마지막 교시였던 사회 시간은 그렇게 끝났다.
담임 선생님이 종례를 하기 위해 오실 때까지 아이들은 저마다 삼삼오오 모여 하루를 마칠 준비를 하며
재잘재잘 떠들었지만 미영이는 혼자 팔에 얼굴을 파묻곤 한참을 엎드려 있었다.
회초리가 교실 앞문을 탁탁, 두 번 치자 순간 교실이 조용해지며 모두가 제자리를 찾아갔다.

" 자는 애 뭐야. 미영이. 일어나. "

" 네. "

엎드려 있던 미영이가 얼굴을 일으켰다. 눈시울이 붉은 채였지만 가시는 가라앉은 상태였다.

" 미영이 너 울었니? "

" 아뇨, 자다가 일어나서.. "

" 저런. 너무 늦게 자면 안 돼. 반장, 인사하자. "

반장이 '차렷'하고 인사를 시작했다.
종례는 순식간에 지나갔다.

" 수고하셨습니다- "

그 마법 같은 주문 뒤론 갑자기 '와아' 시끌벅적하게 굴어도 선생님은 개의치 않고 퇴장한다.
다른 반 아이들도 언제 들어왔는지 우리 반 사이 사이에 섞여있다.
떡볶이 먹으러 가자는 몇몇 친구의 권유에 가방을 서둘러 싸던 중 옆반에서 온 아이들이 
우리 반 아이들과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 선인장 쟤 울었다며? "

" 세희가 가시 세워보라고 그랬는데 뻐기다가 좀 맞았거든. "

" 진짜? 존나 불쌍하다.. " / " 야, 그냥 한 번 세워주면 되는 거 아냐? "

" 뭐래, 그거 자기 맘대로 안 돼. 화가 나야 가시처럼 변한다는데? "

" 그럼 세희가 제대로 한 거 맞네. 근데 왜 안 일어섰지? "

" 그땐 화 안 냈어. 수업 시간에 점점 화내더라. 분했겠지. "

... 신경 쓰지말자, 하루 이틀 일도 아닌데.
그렇게 가방을 짊어지고 내 단짝들과 교실을 나서려는 순간 뒷문이 거세게 열렸다.
'쾅' 소리가 교실에 울려퍼졌다.

" 귀 떨어질 뻔 했잖아, 살살 들어와. 송세 쌍년아. "

" 너 있었어? 쏘리~ "

우리 반에선 거의 유일한 일진이지만 패거리가 반에 없어 굳이 반 분위기를 망치지는 않는 문지현.
같은 패거리가 소위 말하는 '빽'을 등에 업고 교내에서 가장 기세가 등등한 그룹인데다 초등학교 때부터 
송세희와는 어울려왔던지라 서로 반가워하면서도 인사는 늘상 그런 식이었다.

" 문젼~ 너 오토바이 타러 안 올래? 공고 오빠들이 술 담배 다 뚫어놓을거거든. "

" 난 학원 다니는데. 송세 너나 가라. "

" 어휴, 범생이년. 주제에 공부는.. 근데 선인장 어디 갔냐? 좆같아서 다시 조지러 왔는데. "

" 니 뒤에 있네. 병신아. "

" 어? 하이~ 선인장~ 잘 있었어? 이쁜 얼굴 안 다쳤어? 어디 볼까? "

송세희가 두 손으로 미영이의 얼굴을 감싸쥐더니 갑자기 홱 손을 뗐다.

" 아, 썅! 얼굴에 울룩불룩한 거 뭐야, 기분 개더러워! "

" 얼굴 가지고 놀리냐, 애 기분 나쁘게.. 야, 황미영. 너 빨리 가라. "

" ... "

그러자 재빨리 가방을 집어들고 미영이는 교실 밖으로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 어~! 문젼, 이러기 있냐? 같은 반이라고 지금 가드 치는거야? 저 년 좀 데리고 논다는데 서운하다? "

" 그냥 보내줘. 불쌍한 애 괴롭혀서 뭐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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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소령(진) 긔두박근

개쑤아리네오늘도

2015.06.03 02:01:46

하나 같이 다 기네 ㅅ ㅂ 안볼래

대위 단타호랑이

2015.06.03 02:14:34

소설을..쓰네.

이등병 닥터릐

2015.06.03 11:07:55

요약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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