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무리뉴vs에바 카네이로

*상황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개막전. 첼시 홈구장 스탠포드 브릿지에서 열리는 스완지시티 전. 2:2로 비기던 후반 49분 상황.
아자르가 파울을 당해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첼시 팀 닥터 에바 카네이로는 심각한 상황을 인지하고 즉시 그라운드로 달려갔다. 주심도 의료진을 부른 상황이었다.
그런데 무리뉴 감독이 박차고 나와 카네이로를 향해 고성을 내지른다. 이후 보도에 따르면 포르투갈어로 심한 욕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무리뉴 감독이 화난 이유는 후반 7분 골키퍼 티보 쿠르트와가 퇴장 당한 상황에서. 경기 종료 직전 상승세를 탔을 때 핵심인 아자르까지 잠깐 나와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 2명이 부족해진 첼시는 더 이상 득점하지 못하고 홈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쏟아냈다.
"우리 팀의 메디컬 스태프 때문에 기분이 매우 나쁘다. 그들은 충동적이면서 순진해 빠졌다. 만약 벤치에 있는 팀닥터라면 경기를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그라운드 안에 들어간 선수를 돕자고 한다면, 심각한 문제에 처했다는 것을 확신해야 한다. 난 아자르가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지쳐서 넘어졌을 뿐이다."
공식 석상에서 카네이로를 강하게 비난한 것이다. 그러나 여론은 카네이로의 편이었다. 카네이로를 향해 응원 메시지가 쏟아졌다. SNS를 통해 많은 글이 올라오자 카네이로는 "대중들의 엄청난 지지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정말 고맙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SNS 이후 다시 여론은 뒤집어졌다.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는 13일 첼시의 전 1군 팀 닥터였던 랄프 로저스의 의견을 보도하고 나섰다. 로저스는 안첼로티 감독 재임 시절 첼시에서 일한 바 있다.
로저스의 의견은 간단명료하다. 카네이로가 SNS에 올린 메시지는 부적절했다는 것. 로저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에바는 팀의 서포트 멤버지 스타 선수가 아니다. 그건(SNS) 무리뉴 감독의 뺨을 때린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이어 "왜 그 문제를 소셜미디어로 끌고 가는가? 그건 전문가로서, 윤리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라고 덧붙였다.
BBC의 보도에 앞서 가디언도 '카네이로의 페이스북 포스트가 무리뉴 감독과의 관계악화에 큰 역할을 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다. "카네이로 팀닥터가 이렇게 공개적인 방식으로 감사를 표하고 나서면서 첼시 내부적으로 완벽한 규율을 원하는 무리뉴 감독과 관계가 악화된 것은 충분히 예상할만 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17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 이례적으로 많은 관심이 쏠렸다. 무리뉴는 "맨체스터 시티 전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며 카네이로 사태에 대한 추궁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무리뉴는 "나와 일하는 사람들과 환상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 실수에 대해서도 열려 있고, 항상 소통을 중시하는 사람이다. 비판에 대해서도 열려 있다. (카네이로 사태에 대해) 내가 실수했다. 너무 인정사정 없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에바 카네이로는?
1973년생인 카네이로는 스페인 남부에 위치한 영국령 지브롤터에서 스페인 출신의 아버지와 영국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후 노팅엄대 의대에서 수학했으며 호주 멜버른 대학과 런던 퀸 메리 대학에서 스포츠 의학을 전공했다. 첫 직장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였으며 2008 베이징 올림픽 영국 육상 대표팀과 잉글랜드 여자 축구대표팀 팀 닥터를 거쳤다.
첼시 구단에 입성한 것은 2009년 안드레 빌라스 보야스 감독이 부임하면서부터다. 빌라스 보야스 감독은 카네이로에게 리저브팀(2군) 팀 닥터 자리를 제안했고, 이후 1군으로 올라와 지금까지 첼시 선수들을 보살폈다. 지난해에는 디에고 코스타의 부상 여부를 놓고 무리뉴 감독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김동완 해설위원 의견
"무리뉴 감독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2:2가 된 상황에서 분위기를 탔을 때 한 골을 더 넣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 무리뉴 감독 스스로 생각에는 흐름을 봤을 때 팀 닥터 역시 기다릴 줄 알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가 없지 않다. 박주영이 아스널에서 첫 출전했을 때 일이다. 골키퍼 슈체스니가 아프다고 하니 잠깐 대기했다가 한참 후에 들어갔다. 이때 아스널이 기회를 잡아 득점했다. 이렇듯 코칭스태프는 일심동체가 되어야 한다. 그것을 하지 못한 것은 닥터가 조금 문제가 있다. 무리뉴의 눈치를 봤어야 한다. 다만 무리뉴가 욕설을 한 것은 잘못. 오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