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20대 초반의,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 입니다.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자취방에서 눈을 떴는데 한 소녀가 당신의 눈 앞에 서 있었습니다.
그녀는 긴 생머리에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있었는데, 나이에 비해 다소 진중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표정이 무척이나 엄숙해보였기에 당신은 그녀의 분위기에 압도 되었습니다.
눈 앞에 펼쳐진 이 기묘한 광경에 “혹시라도 아직까지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고 볼을 꼬집는 당신에게 그녀는 이렇게 말 합니다.
"나는 저승사자 입니다.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늘로부터 일주일 입니다."
당신은 이 모든 상황이 유쾌하지 않은 장난일 것이라고 생각 했습니다만 눈 앞의 그녀는 이와 같은 의심에는 이제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는 초자연적인 능력을 보여주었고 이제 당신은 그녀의 존재를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왜 나에게 찾아와서 그런 말을 하는 겁니까."
"다른 사람에 비해 비교적 짧은 수명이 주어진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삶의 선택권을 주기 위한 인생의 로스타임을 제공하는 것 입니다."
"그렇다면 일주일이 지난 뒤에 저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당신을 저승으로 인도할 것 입니다."
이제서야 당신은 수천년간 인간의 무한한 상상 속에서나 존재해오던 이면의 세계, 저승이 실제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당신이 죽기 일주일 전에 깨닫게 되었다는 것은 유감이지만 말입니다. 그 순간 당신의 뇌리에는 무언가가 스쳐지나갔습니다.
"나와 같이 요절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저승사자가 사전에 방문하는 것 입니까?”
“그렇습니다. 이것은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그렇다면 이제서야 조금은 이해가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람들이 저승의 존재를 깨닫게 된 것은 아마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던 사람들이 임종 직전 세간에 이 기묘한 경험을 전해주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그러나 당신의 생각을 마치 꿰뚫어보고 있다는 듯, 당신의 앞에 있는 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 합니다.
"당신의 로스타임에는 단 한가지의 룰이 존재 합니다. 바로 이 대화를 그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안되는 것 입니다. 만약 이 규칙을 어기게 된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죽음으로 인도할 것 입니다. 가장 끔찍한 방법으로."
이제 당신의 앞에는 두가지 선택의 길이 놓여있습니다.
첫번째는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는 것 입니다. 당신의 숭고한 희생으로 인해 과학계는 혁명을 맞게 될 것이고, 인류는 진보 하겠죠. 경우에 따라서는 당신의 이름을 역사가 기억할 것 입니다. 그러나 어떤 방법으로 사람들이 당신을 믿게 만들 것인가는 당신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두번째는 비밀을 간직한 채 평온한 죽음을 기다리는 것 입니다. 그동안 앞서 사라져갔던 평범한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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