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할머니의 손

탈영 운영자

전과없음

2010.04.18가입

좋은 하루 되세요.

조회 372

추천 2

2010.07.15 (목) 19:09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나는 할머니 품에 남겨졌습니다

공사판을 떠돌며 생활비를 버느라 허덕이는 아버지의 짐을

조금이라도덜어 주려고 할머니는 산나물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온종일 산으로 들로 다니며 나물을 캔 뒤

밤이 하얗게 새도록 할머니는 그 나물을 다듬었습니다.

어스름 새벽이 되면 할머니는 나물함지를 머리에 이고 시오리 산길을

걸어가 나물을 장터에 내다 팔았습니다.

" 애기엄마, 나물 좀 들여가구려. 싸게줄께. "

하지만 장사는 잘되는 날보다 안되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나는 할머니 없는 빈집이 싫었고 할머니가 캐 오는 산나물이 너무 싫었습니다.

숙제를 다하고 나면 으레 손톱 밑이 까맣게 물들도록 나물을 다듬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손톱 밑의 까만 물은 아무리 박박 문질러도 잘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눈앞이 깜깜해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토요일까지 부모님을 다 모시고 와야 한다. 다들알았지? "

중학교 진학문제를 의논해야 하니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모시고 갈 사람이라곤 할머니 뿐인데.......

나는 선생님의 그 말을 듣는 순간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 어, 어휴..... "

허름한 옷, 구부정한 허리, 손톱밑의 까만 땟국......

나는 내심 걱정이 되어 속이 상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선생님이 할머니 손톱 밑의 그 까만 때를 보는게 싫었습니다.

시무룩한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온 나는 한참을 망설이다 말을 거냈습니다.

" 저, 할머니... 선생님이 내일 학교에 오시래요. "

하는 수 없이 내뱉긴 했지만 할머니가 정말 학교에 오시면 어쩌나 싶어

나는 저녁도 굶은 채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오후였습니다 선생님의 부름을 받고 교무실에 갔다가

나는 그만 눈물을 쏟고 말았습니다.

"하, 할머니!"

선생님은 할머니의 두 손을 꼭 잡고 있었습니다.

" 지영아, 할머니께 효도하려면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

나는 선생님의 그 말씀에 와락 울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선생님이 눈시울을 붉히며 잡아드린 할머니의 손은 퉁퉁 불어

새빨간 생채기로 가득했습니다.

할머니는 손녀딸이 초라한 할머니를 부끄러워 한다는 걸

알아차렸습니다. 그래서 아침 내내 표백제에 손을 담그고 철수세미로

박박 문질러 닦으셨던 것입니다.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손등에서 피가 나도록 말입니다.

 

 

 

댓글 8

입소전 하늘이시여

2011.04.16 08:38:09

잘보고 가요^^

상사 오즈의팁

2011.06.24 01:51:43

수고하십니다~

입소전 슈퍼브

2011.07.08 05:54:41

수거요

하사 꽃비얌

1년만에 복귀함

2012.09.20 23:12:55

으앙ㅇㅇㅇ

이등병 니여친내꺼

2013.05.13 14:46:06

으앙

이등병 배틀야구

2013.06.15 02:48:12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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