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거의 챔스 결승스토리(BGM)
울먹이는 Chu Young Park 에게 벵거는 물었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감독님."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매우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Park은 흐르는 눈믈을 닦아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 꿈은 이루어 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Park의 꺼져가는 목소리와는 달리 쉴새없이 흐르는 눈물을 본 벵거는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나에게 너의 꿈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겠느냐?"
Park은 잠시 망설였다. 그간 벤치에도 앉지 못했던 자신이, 2년간 공기처럼 지내온 자신이, 조국의 국민에게 마저 버림받은 자신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선발출장하여 극적인 동점골을 넣는다는 이야기 따위
그 누구도 공감해주지 않을, 그런 이야기를 자신의 감독에게 말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Park은 그런 자신만의 이야기를, 한을 풀어내듯 쏟아냈다.
설령 이 이야기가 끝나고 한바탕 비웃음을 듣더라도
Park, 혼자만이 꾼 꿈으로 동료에게 버림을 받게 되더라도, 그는 이 꿈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2년이란 시간에 대한 설욕? 조롱과 욕설에 대한 반박? 이제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나는, Park은, 꿈의 무대라는 곳에서 그라운드를 밟고
골을 넣고 싶었던것 뿐이니까. 설령 그게 꿈일지라도.
Park은 깊은 숨을 들이쉬고서는 천천히 이야기해 나갔다.
경기 시작 전 엔트리를 확인하던 감독에게 자신이 했던 말.
하프타임 이후 Yaya가 나오려 할 때 감독에게 자신이 했던 말.
경기종료 2분을 남기고서 Park에게 찬스가 왔을 때, 감독과 눈이 마주쳤던 자신.
카시야스와의 치열한 신경전 끝에 동점골을 기록한 자신.
이후 호날두가 찬 볼에 맞아 쓰러진 자신.
그리고... 지금 이 곳(현실)에 있는 자신.
"하아..."
숨 쉴 틈새 없이 이야기를 늘어놓고 난 Park은 한숨과 함께, 다시, 멈췄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벵거 감독과 주위 일동이 숙연해지는건 Park이 서럽게 울고 있어서가 아니라 꿈 이야기를 하고 있던 Park의 모습이 너무나 진지했고
천진난만했으며, 기대와 열광, 인간이 살아가는 목표를 그의 눈에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울고 있는 Park에게 벵거가 다가가 말했다.
"Park, 고개를 들게."
"이게 무언지 알아보겠나?"
서서히 고개를 드는 Park. 아직 눈가에 남아 있는 눈망울이 시야를 흐려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희미한 Park의 시야에 보이는건 커다란...커다란...귀?
서둘러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고서 다시 고개를 들고 벵거 감독이 내민 무언가와 마주친 Park.
"감독님....감독님 이건 대체..?"
"Park, 자넨 꿈을 꾼게 아니야. 꿈을 이루었지. 꿈을 이루어주었어. 우리 모두의 꿈을 말이야."
Park의 눈 앞에 있는 그것은, 무관의 제왕이란 별명의 클럽, 아스날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꿈의 무대라 불리는 그 곳에서 우승한 자만이 들어올릴 수 있다는 그것. Arsenal 이라는 각인이 기록된 그것.
<Big Ear>
그것이 Park의 눈앞에서 벵거의 손에 들려있었다.
"자네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겐가?"
"자네는 분명 호날두의 강한 프리킥에 맞고 쓰러졌다네. 자네는 팀 닥터들에 의해 들것에 실려나왔고 실신했었지."
"그리고 나는, 이번에야 말로 Yaya를 투입하려 했다네. 허나, 하아.., 자네는 날 정말 울먹이게 만드는군. 자네는 또 다시, 내게 이렇게 말했다네."
"다시 한번, 달리고 싶다."
그래도 나는 Yaya의 준비를 서둘렀어. 그런 내게 자네는 이렇게도 말했네.
"감독님의 전성기는 언제였습니까. 모나코에서 우승을 하던 시절? 아스날에서 무패 우승을 하던 시절?"
"전 지금입니다."
"축구가 하고 싶습니다 감독님."
"Park, 자네는 나를 아주 골치 아프게 만들었어. 누가 봐도 자네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거든."
"나를 향해 말은 하고 있었으나 시선은 내가 아닌 그라운드를 향하더군. 그건 집념이 아니었어. 눈이 풀린거였지."
"그래도 내 안의 무언가가 나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네. 한 번 일어난 기적은 두 번 일어날 수 있고, 그 기적은 Park에게서 나온것이라고."
"너를 믿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려보내자고."
"그렇게 다시 들어간 자네는 이전과는 달리 철저한 집중마크를 당했지.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뛸 수도 없는 자네에게 라모스와 바란은 너무나 버거운 상대였어."
"부딪히고, 깨지고, 넘어지는 자네 모습에 내 몇번이고 교체를 고려했네. 하지만, 그 때마다 자네는 내 마음을 읽어내듯 나를 보고 강한 의지를 담은 눈동자를 보내왔네."
"이해가 가는가 내 심정이. 자칫 잘못하다 선수 한 명의 인생을 이대로 끝내버릴 수 도 있는 내 결정에 대한 내 마음이."
"초조한건 나 뿐만이 아니었네. 레알 마드리드 역시 초조해 하고 있었어. 종료 직전 2분을 남겨놓고 동점골을 먹혔으니,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많이 느꼈을걸세."
"그렇게 우리와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전을 동점으로 끝내고 연장전에서는 무수한 카드들이 나왔다네."
"이제와서 질 수 는 없는 팀과, 여기 까지 와서 질 수는 없는 팀의 대결이었으니 말일세."
"카드들이 난무하는 사이 연장전마저 끝나버리고 승부차기에서 나는 자네를 마지막 키커로 내세웠어."
"자네가 공을 차기 직전 흘린 말을, 경기장의 지향성 마이크가 잡아내었다네."
"난 그걸 경기가 끝나고서야 뉴스에서나 들을 수 있었지."
"자네는 한국어로 이렇게 말했다네."
"왼발은, 거들뿐."
"뉴스에서는 영어 자막과 함께 이후 골이 들어간 장면, 세레모니를 하던 자네의 모습, 그리고 다시 일어서지 못한 유니폼을 보내주었다네."
"그 때는 정말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어."
"우승했다는 기분보다 자네가 쓰러진것이 나에겐 더 충격이었다네."
"내가, 내 욕심이, 한 선수의 인생을 망치고 만건 아닌가 하고."
"Park, 자네가 쓰러지고 일주일이 지났다네. 일주일동안 내가 얼마나 노심초사 했는지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Park, 그러고보니 자네는 아직 이 것을 들어보지 못했지. 일주일이나 누워있었으니 이제는 들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아 참. 밖을 보게. 자네 때문에 일정이 일주일이나 미뤄졌다고."
"오늘에서야 할 수 있게 되었어. 우승 축하 퍼레이드. 팬들이 기다리고 있다네."
촤르륵.
벵거 감독이 쳐져 있던 커튼을 젖히자 눈부신 햇살과 함께 Park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런던의 상징. 빅벤.
그리고 주위를 둘러싼 수 많은 사람들.
아스날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
아스날의 유니폼을 입고 Chu Young Park의 이름을 외치는 사람들. 사람들. 사람들.
어안이 벙벙한 Park은 창밖과 자신의 손에 들린 BIg Ear를 번갈아 보고 다시 한 번 눈물을 흘린다.
이번의 눈물은 아까와는 다른 눈물.
아까의 눈물이 인생의 쓴맛과 서러움이 담겨있었다면 지금의 눈물에는 무엇이 담겨있을까.
Big Ear를 들고 버스안 계단을 올라 다시 한 번 Arsenal 이라는 각인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있는 아이를 보며,
왠일인지 오늘 만큼은 맑게 개인 런던 시내 하늘을 바라보며,
그는,
Park은.
꿈의 무대 챔피언스 리그에서 결승골을 성공시켰고 오늘 이 자리에서 BIg Ear를 들어올린다.
"미안했었네 Park.. 2년간 너를 지켜봐주지 못해서. 그리고..."
"고맙다네."
추천 하면 느바 올킬 ㅅ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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