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떄 일진녀랑 사귄썰[6]
그렇게 친구들이 하나둘씩 늘어갔음
애초에 싸움이랑은 거리가 멀었는데
기가 쎈 애들과 어울리고 밤에 돌아다니다
보니 학급친구들이 나도 그런 애인줄 암
그래서 학교 생활은 편한편이었는데
내가 마음이 좀 여린편이어서 친구들이
다른 애들 삥뜯거나 괴롭히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구석탱이에 짱박혀있었음
그리 시간이 흘러 일진녀와도 많이
친해져서 그냥 별 뜻없이 선듯 먼저
실없는 말을 건내도 이런저런 얘기로
주제가 안끊기고 이어갈 수 있게 됨
일진녀랑은 보통 일주일에 못해도
한두번씩은 술자리를 가졌던 걸로 기억함
어느덧 방학시즌이 되서 아침늦게 까지
자고 오후에는 친구들과 시내를 다니고
저녁에는 늘 그렇듯 어느 골목이나
외진 장소에서 술을 퍼먹는 나날을 보냄
그렇게 지내고 있다가 한날은 친구가
고깃집에 가고 싶다해서 여자애들
불러서 모 고기집에 간적이 있음
남녀 두명씩 앉아서 장난치며
화기애애하게 떠들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우리쪽으로 오는거임
자세히 보니 일진녀였음..
똥꼬머리라고 길게 한가닥 내려온
구렛나루랑 앞머리 빼고는 전부
동그랗게 머리 뒤쪽으로 말아올린
헤어스타일을 했는데 몇 가닥
목선을 따라 삐져나온 머리카락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 모습이었음
이곳에서 만난게 신기해서 먼저 인사를
했는데 애도 웃으면서 안녕- 이라고
하는데 왜 그랬을까 아무것도 아닌데
되게 설레였음 특히 입술에 연분홍색
립스틱을 바른거 같은데 안쪽으로
들어갈 수록 진붉어지는 게 보기만
해도 촉촉하고 부드러웠음....
그때 일진녀가 내 옆자리에 와서 앉는데
방금전까지 웃고 떠들던 여자애들이
한 순간 조용해지는 거임 친구놈이랑
나랑만 일진녀랑 대화하고 걔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음 그러다 일진녀가
데이트왔어?
라고 묻는거임 그때 친구가 갑자기
어, 먹고 있다 영화보러 가려고 이럼
이때 친구가 미어졌음 왠 데이트라니
사귀지도 않을 애들인데.. 그것도
일진녀가 듣고 있는 앞에서..
그러자 일진녀가 친구를 보면서
어머 우리 친구(가명) 다 컷네?
우리 갱군이도 잘 부탁해~
하고 일어나서 가는 거임.....
나는 멘붕이 와서 어버버하고 있었음
결론적으로 나는 아무런 말도
않하고 있었으니 그 사실을 인정하는
꼴로 비추었겠지.. 남은 거라곤
일진녀가 일어나면서 남긴 좋은 향기
뿐이었음 고기가 나오고 입으로 들어
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꾸역꾸역 입안으로 집어 넣었음
우리가 앉은 자리에서는 안보여서
몰랐는데 나가는 길에 보니 일진녀랑
일진남이랑 둘이서 고기를 먹고 있었음
그 자리에서 굳어서 잠시 멍때리고
있으니까 친구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더니 뭐하냐고 묻는거임
그러면서 내 시선을 의식했는지
친구도 일진녀랑 일진남쪽으로
시선을 옮겨 바라보고 있었음
그렇게 처음과는 다르게 여자애들에게
형식적으로 대답만 해주 영화를 보다가
헤어지고 친구랑 둘이서 야외에서
똥술을 빨았음 평소와는 다르게 종이컵에
소주를 꽉 따르고 꿀떡꿀떡 먹고
킇윿얿엌...하고 뒹굴뒹굴 거리니까
친구놈이 나를 가만히 보고 있더니
야.. 너 일진녀 좋아하지?
뭐? ..ㅁ 뭔 소리하냐ㅋ
다 알어 이 새끼야ㅋ 형을 속이려고?
아니라고-
이러는데 지금까지 나 스스로도
걔를 좋아한다고 인정한적이 없는데
갑자기 다른 누구에게 걔를 좋아한다고
말하려하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음
그랬더니 걔가 종이컵에 소주를 꽉
따라주고 자기도 다 채우더니 씩
웃으면서 원샷! 이러는 거임..
또 그거 꾸역꾸역 먹고 땅바닥
몇번 뒹굴거리고 있으니까 하는 말이
야.. 내가 일진남 패줄까?
어? 왜?
둘이 헤어지게ㅋ
야 됐다 헛소리 말고 술이나 먹자
그리고 괜히 걔랑 나랑 엮지마라
왜? 좋아하면서
좋든 싫든 내가 알아서 한다
새끼 다 컷네 자 원샷
어느새 종이컵에 소주가 가득 담겨있었음
그렇게 마시다보니 친구랑 나랑은 둘다
꽐라가 되서 서로 부모님 안부를 묻고 있었슴
그렇게 비틀대면서 집안으로 들어오니
부모님이 또 어디를 나갔다 오냐고
핀잔을 줌 요즘들어 전에라면 안했을
일들을 하다보니 부모님도 걱정이 많으셨지만
나는 나쁜짓은 하지 않았기에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며 방에 들어가 잤음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