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떄 일진녀랑 사귄썰[21]
일진녀는 나를 찌릿하게 노려보고 있고 계단에선 여학생이 올라옴
큰일난거 같아서 멘붕상태로 아무것도 못하고 삘삘거리고 있으니까
일진녀가 갑자기 내게 손짓을 하는거임
난 소리가 안나게 빠른 걸음으로 일진녀에게 갔음
그랫더니 얘가 손가락을 입술로 갖다대면서
쉿-
이라고 말함 내가 고개를 끄덕이니 얘가 내 허리춤을 잡고
밑으로 앉은거임 나도 따라 앉으니까 일진녀랑 가까이
얼굴을 마주보고 있더라 둘다 숨을 내쉬고 들이키며 눈을
바라보고 있었음 들키면 어쩔까하는 긴장감과 약간의 흥분감이
묘하게 믹스되어 떨리더라 복도쪽에서 발자국소리가 어지럽게
나면서 교실에 거의 다가오는데 제발 들키지만 말아라고 속으로
기도하고 있었음.. 일진녀가 그때 사슴과 같은 눈망울로 나의
팔을 가늘고 긴 손으로 꼭 움켜쥐는데 그제서야 얘가 왜 교실에서
나를 보자고 했는지 이해가 갔음 학교 구석진 곳에서 봐도 되지만은
얘는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들킬 위험도 없는 곳에서 나를
만나려했구나..란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
그렇게 여학생과 중딩녀가 교실 뒷문쪽으로 다가 오고 있었고 나는
두 눈을 지끈감고 모든걸 운명에 맡기기로 했음
드르르르륵.......
어!
어?
어...
각자 그 뜻이다른 한탄이 나와 일진녀, 여학생의 입에서 세어나왔음
갱군...아..?
...왔어요..?
? 야 갱.. 쟤 아는 사람이야..?
..그쪽은 누구신데요..?
... 아는 .. 친구에요
아는 친구?
.. 내가 그냥 아는 친구야?
오빠.. 큰일이란게 여기서 여학생 언니
두고 다른 여자 만나는 거였어..?
아.. 그게
누군데 갱군일 찾으세요?
.. 그쪽은 누구신데 여기 계시죠..?
.. 여자친구라면 어쩔건데요?
네..?
아...
야 갱군! 너 똑바로 말해... 쟤랑 무슨 사이야?
오늘 데이트 약속을 해서 만났는데
갱군씨는 정작 그쪽이랑 만나고 있네요..?
...진짜야? 갱...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고요함과 적막감이 밀려왔음
그리고 머리 속이 새하애지며 언제 부터 인지 모를 몸이 떨리고 있음
식은땀이 모여 등어리에 한 방울이 되어 흘러내리고 있었음..
모든것이 끝나버렸구나..
갱군아... 갔어
...응?
사람들 말야, 지나갔어..
일진녀가 작게 속삭이며 나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고 있었음
아.. 너무 긴장하다보니 혼자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고 있었구나
긴장감이 쭈욱하고 풀리니까 온몸의 기운이 빠지면서 바닥에
엉덩이를 내려놓고 폐속에 응어리진 한숨을 한방에 길게 쭉 뽑아냄
쟤들 이 시간에 여길 왜 왔지..? 누굴까.
ㄱ..그러게.. 아무튼 들킬뻔 했네..
소문이라는 것은 위험한 것임 아무리 일진녀라도 저녁에 교실에서
남학생과 같이 있었다는 소문이 퍼지면 좋은 꼴은 못 볼테니 말임..
지옥의 문앞에서 문지기에게 귀싸대기를 한방 맞고 도망쳐 나온
기분으로 허탈함과 두려움이 나의 전신을 감아 돌았음
여학생에게는 너무 미안하지만 걔를 위해서라도 우린 여기서
만나서는 안됐음 나를 빼꼼히 보던 일진녀가 입술을 땠음
야.. 아퍼..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가 걔 팔을 두손으로 움켜쥐고 있더라
안그래도 얘도 내 팔을 잡고 있어서 이산가족 상봉한 것처럼
우린 서로의 팔을 잡고 쳐다보고 있었음..
항상 행동을 하기전에 생각부터 하던 나였는데 왠지 모르게 그 자리에서
앞뒤안따지고 일진녀의 입술을 덥쳤음
전에도 말한 것처럼 일진녀의 연분홍 입술.. 안쪽으로 들어갈 수록
붉으스름한 그 입술은 마치 빨려들어 갈 것만 같은 느낌이었음
ㅇ?! 읍!
일진녀는 내 팔을 잡던 손을 때고 내 어깨를 몇번이나 때렸음
그때 내가 강하게 일진녀의 등과 뒷목으로 손을 넘겨 휘감았음
젤리처럼 말캉말랑하고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이 뚜렷하게
나에게로 전해져왔음..
그랬더니 걔도 얌전해지며 내 어깨를 치던 손으로 허리와 뒷머리를
움켜쥐었음..
(11때 처럼 글이 증발한까 두렵.. 여기까지..)
입술을 때고 나니까 쪽- 소리가 났음..
그렇게 둘이서 그윽하게 쳐다보다가 일진녀가 볼에 홍조를 띠며
너.. 담배폈지?
이러는거임..
그래서 내가
아.. 응..ㅎ 하고 슬쩍 멋적게 웃으니까 얘도 푸-하고 살며시 웃음
막상 뽀뽀를 끝내니까 닭살이 돋으면서 민망해져 눈을 어디다 둘지
모르겠더라 게다가 현자타임이 왔는지 지금 학교안에서 나를 검거하려고
눈에서 레이져를 쏘며 돌아다니는 여학생이 생각나는거임
아직 일진녀에게 확답을 듣지 못한것에 대해 떫은 느낌이 있었으나
이제 일진녀를 돌려보내고 여학생을 만나야했음
그때 때마침 폰에서 진동이 울렸음
오빠 어댜! 지금 교실이얌
중딩녀에게 온 문자였음.. 그래 중딩녀는 내 친구랑 아는 사이고
내친구가 몇반에 있는지 알고 있었겠지.. 내 친구랑 나랑은
같은 반인걸 알고 내가 우리 교실에 있다고 생각한 거군..
나랑 일진녀는 지금 일진녀네 반에 있고 우리반과는 복도 끝에서
끝까지 떨어져 있다.. 빨리 계단으로 나가면 들키지 않겠지..
일진녀가 나를 아기고양이 쳐다보듯 므흣하게 쳐다보고 있는데
여기서 헤어지기는 싫지만 어쩔 수가 없었음
방금.. 엄마한테 문자왔는데.. 병원에 자기 대리고 오래
..물론 울 엄만 바위도 손으로 들만큼 건강하셨지만 막상
떠오르는게 그것 밖에 없었음.. 게다가 일진녀가 있는 원룸과는
정 반대 쪽이라서 학교 밖에 나가 헤어지면서 나는 여학생에게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거였음 비록 엄마를 팔았지만 아들래미
살리는 거라 생각하고 이해해주길 바랬음
잘..가 !
응.. ^^ 학교에서 봐..히
일진녀가 평소와는 다르게 밝은 모습으로 두손을 앞에 모으고 뒤돌아감
일진녀와의 여운도 잠시 아직내게는 해결해야할 일이 남아있었음..
아ㅈ댓따... 여학생을 볼면목도 없고 뭐라고 변명을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했음 그런 순수한 애에게 거짓말을 한단거에 대해서
미안했음 하지만 모두를 위해서 이게 가장 옳은 길이겠지..
여보세요..?
아... 저 .. 미안해요 ..
아.. 아녜요 .. 지금.. 어디세요..?
학교에 있었는데 분식점에 있는줄알고 여기왔거든요
근데 안계시길래..
아...
..어디세요?
이제 막 도착했어요.. 늦었죠? 미안해요
ㅠㅠ 여학생은 진짜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구나
내에게 과분한 사람이란걸 다시한번 느끼고 있었음
어쩜 저리도 속이 깊을까 여학생의 넓고 투명한 아량에서 헤엄치고 프다..
아.. 그럼 일진공원에서 만날까요?
네, 좋아요
가로등 등불 한줄기가 비추는 벤치에 앉아있으니 슬슬 긴장감이
풀리며 찬 기운과 함께 몸이 떨려왔음.. 하.. 고달프다
그러고 보니 여긴 일진녀와 함께 앉아 얘길하던 자리였지..ㅎ
저 멀리서 여자애 두명이 걸어오는데 여학생은 가디건을 두르고
맵시를 정리한게 꽤나 단정하게 준비를 많이 하고 온게 눈에 보였음
햐.. 선녀가 존재한다면 분명 여학생일거임 어둠에서도 밝게 빛나는
모습에서 언제라도 하얀날개가 펼쳐나와도 이상하지 않을거임
반면에 중딩녀는 인상을 오만상 찌푸리는게 뭔가 단단히 삐진것 같은 느낌임
뭔가.. 나는 다 알고 있다라는 그런 느낌
미안해요, 늦었네요
오빠! 지금 만나면 어쩌자는거야!
언니 차시간 다됐단말야..
... 미안
중딩녀야 그만해, 만났으면 된거야..
저기 갱군씨.. 학교에 급한일이 있어서 갔다고 들었어요.
아..네..그게 실은..
아니에요.. 갈 이유가 있어서 그랬을거에요
ㅠㅠ.... 이유야 있지만은 궁금한대도 그걸 물어보지 않는 여학생이
고맙고 미안해서 아무말도 못했음 그렇게 잠깐 앉아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정거장까지 여학생을 대려다 줬음 좀 늦은 시간이어서
이것저것 많은 얘기도 못하고 버스가 빨리와서 서둘러 보내는데
손을 살짝들어 소녀미소를 짓고 차에 타는 여학생에게 알게모르게
씁쓸함이 묻어있었음 그렇게 공허한 마음을 줏어담고 중딩녀와
정거장을 빠져나왔음 말없이 걸어 가면서 내가 중딩녀에게
조심스럽게 아까 있었던 일에 대해 물어보았음
중딩아, 교실엔 왜 들어갔냐?
아니, 오빠가 하두 안나오니까 언니가 걱정하길래...
너가 들어가자고 옆에서 졸랐겠지?
모.. 아 지겹잖아! 기다리는건 싫긔
... 야..
ㅎㅎ아 미안 댓지?
..미안하면 친구한테는 오늘 여학생이랑 만나 잼게 놀았다고 해라
움..ㄲ, 끄응... 아랏샤....
담에 또 뭐 머고픈거 있으면 사줄테니까 말해
진짜? 정말?
음, 끄응.... 아랏샤..
ㅋㅋㅋㅋㅋㅋ앜 오빸ㅋㅋㅋ
ㅋㅋㅋㅋㅋ
중딩녀까지 바래다주니까 온몸이 다 부서질것 같았음
힘겹게 샤워를 하러들어갔음 귀찮아서 대충 물칠만 해야지 하면서
억지로 힘없이 대강 씻고 나와 침대에 쓰러지듯 누우니까
편안하고 안락한게 스포츠마사지 받고 난 후의 개운함 같았음
그러다가 입에서 침이 줄줄 나오는데 내가 드디어 해탈해나보다
하면서 손등으로 입술을 슥 닦는데 입술에 자극을 주니까
일진녀와 뽀뽀한게 생각나서 흐믓하게 미소 지으며 곧장 깊은
꿈나라로 승천했음...
눈을 뜨니까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잤는지 다음날 저녁이었음
하루종일 잔거임... 머리가 띵하고 눈꼽 때문에 시야가 흐려졌음
끙..하고 일어나니 온 몸이 뻐근함 그렇게 누워서 잠결의
여운을 느끼다가 뭐 온게 없나 싶어 폰을 봤는데
일진녀에게서 문자 한통이 와있는거임
으오.. 이제 다시 자연스럽게 연락할 수 있구나 이제 우리사이의
냉전이 풀린것 같아 너무 기뻤음 그렇게 두근거리며 문잘 확인함
나 일진경찰서야 이리 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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