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서 그녀와 2
내가 느낀 감정을 정말 리얼하게 표현할 수 없을때만 약간 픽션을 넣겠음. 1%정도?
폰 고장나고 6시간 쯤 후에 방법을 찾아서 '다행이다...' 하고 들어가 보는데 김지은한테 장문의 문자가 한 통이 와 있더라.
난 아이폰이지만 걔는 그냥 폴더폰이어서 문자로 연락했나 봐. 읽는 데만 한 1분 넘게 걸렸는데, 내용을 요약하자면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니가 너무 좋다'
'나도 내가 니 좋아하는지 몰랐는데 니가 좋더라'
'니가 내 꿈에까지 나온다'
'내가 부족한 거 아는데 잘해줄게'
'내랑 사겨주면 안되겠나?'
이렇게 왔더라고.
그래서 내가 답장을 뭐라고 보냈게?
'싫어'라고 보냈다?
내가 미쳤지 ㅋㅋㅋㅋㅋ 나도 그렇게 좋아하는데 내가 왜 그랬을까? 미안도 아니고...
존1나 너무 떨려서 그랬던 것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한테 고백해주는 일 만큼 설레는 일이 어딨을까?
근데 내가 거절한 이유는 그 여자는 나한테 너무 과분하니까. 우리라면 이별을 겪게 될거잖아?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게 아니니까.
난 그 여자가 만족할 정도로 잘 해줄 자신도 없었고, 혹시라도 이별하게 되면 여린 마음에 견디지 못 할까봐 그랬어.
'싫어'라고 문자 보내고 나서 부터는 연락이 없었어. 그 문자보낸 날이 토요일인가 일요일이라서 학원은 안 가는 날이었는데 그 다음날 부터는 '걔 얼굴을 어떻게 보1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미안해서. 그 이유 하나 뿐이었어.
월요일에 갔는데 학원도 안 나오더라고. 화요일도 안 나왔어. 걱정도 존1나 많이 했는데 한편으로는 안심도 했어.
왜? 그런 사이인데 같은 반에서 수업하기는 좀 그렇잖아. 만약에 걔가 학원에 나왔으면 나는 반을 바꿔달라고 하려고 했어.
그래서 학원도 안 나오길래 그냥 잊어야지.. 잊어야지 하는 생각 뿐이었는데 김지은 친구가 내 번호를 알려달라는 거야.
그래서 '얘는 또 왜..'하는 생각으로 알려 줬더니 저녁에 카톡이 오더라고.
얘는 나한테 고백하러 온 게 아니고 김지은 이야기를 해주더라.
음.. 얘 이름은 박부1랄로 할게.
김지은이 나한테 고백하던 날에 박부1랄이랑 같이 있었대. 박부1랄이 말하길 김지은이 내가 학원 다닐 때부터 나한테 호감이 있었대. 그거 아는 사람은 자기밖에 없었고.
박부1랄이 남은 건 토요일 보충 때문이긴 한데, 박부1랄 얘는 그 학원 선생님 딸이라서 선생이랑 집에 같이 가려고 저녁까지 남은거고, 김지은은 그냥 할 거 없어서 친구따라 남아서 저녁까지 같이 있었대.
그래서 언제 고백할까 타이밍을 재다가 토요일 저녁에 친구 버프 받고 자신감이 생겨서 나한테 문자한 거였나봐.
친구까지 있었는데 내가 걔 마음을 차 버리다니, 얼마나 내가 나쁜놈이 됬고 김지은이 얼마나 속상했을까?
김지은이랑 걔 친구가 내 문자를 한참 기다리다가 내가 보낸 '싫어'라는 문자를 보고 한참을 울었대.
부1랄이도 김지은 우는 거 보고 따라 울었대. 얘는 왜 운지 잘 모르겠지만 여자들만의 뭔가가 있나 보1지 뭐.
근데 울었다는 얘기 듣고 나니까 더더더더 미안해지더라ㅠㅠ 날 위해서 울어줄 수 있을 만큼 좋아했는데...
근데 아무리 미안해도 우린 이미 끝난거니까...하고 잊으려고 했다? 근데 학원도 안 나오던 애가 갑자기 또 문자가 오는거야.
"야"
얘한테 처음 문자 왔을 때만큼 설레더라. 난 뭐라고 답장을 할까 한참 고민하다가
"?"
애써 무심한 척 이렇게 보냈다? 또 답장을 기다리고 있는데
"니 진짜 내 싫나?"
이렇게 문자가 오더라.
그 때가 11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난 10시 전에 자는 편인데, '야'하는 문자 보고 잠이 확 달아났다.
난 얘가 우는 꼴 보기도 싫고, 이젠 좀 더 솔직해 져야겠다. 생각하고 문자를 보냈어.
"아니 나도 니 좋은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