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문이 안열립니데이" 할아버지의 신고
[사진=부산경찰]

"아이고 우짜꼬..냉장고 문이 안열립니데이.."
두꺼비집 전기가 나갔다는 신고를 받았을 때보다, 어제 술 먹고 차를 어디다 대놓았는지 까먹었다는 신고를 받았을 때보다 황당했습니다. 이제, 냉장고 문까지 열어줘야 하나. 그렇지만 할아버지의 힘없이 가는 목소리가 맘에 걸렸습니다. 반여2파출소 박재석 경위와 이종인 순경은 지체없이 출동했습니다.
“미안합니더..미안합니더..”
허리 때문에 겨우겨우 거동을 하시는 할아버지는 미안하단 말씀만 연발했습니다. 며칠 전 함께 살던 할머니마저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혼자서 끼니조차 못챙기고 있던 할아버지. 친한 이웃도, 명절이라 찾아올 가족조차 없었기에 배고픔에 미안함을 무릅쓰고 112에 전화를 하게 됐다는 겁니다.
박경위와 이순경은 한마디도 할 수 없었습니다. 둘이서 김치냉장고와 냉장고를 마주잡아 옮겨 어긋나있던 위치를 바꿔 문이 잘 열리도록 해드렸습니다.
“이거 한 잔 드이소..”
냉장고 문을 열고 오렌지 쥬스 한 잔을 건네는 할아버지의 투박한 손. 눈시울이 자꾸만 붉어졌습니다.
“할배요!! 우리 필요하면 또 불러주이소!! 꼭이요!!” “식사도 꼭 챙겨드이소!” “뭔 일있으면 바로 전화하이소!!” 다른 때 같았다면 다시는 이렇게 부르지 마라 당부했을 황당신고 였을 테지만 오늘은 계속 다시 불러달란 얘기를 건넬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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