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배터들의 천국 3천원짜리 국밥에 100원짜리 커피 ㅅㅅㅅㅅ

서울에는 이름만 들어도 한 번 가보고 싶게 하는 흥미로운 이름의 동네 이름이 여럿 있다. 종로구 와룡동은 조선시대 태조 5년(1396년)부터 사용됐으며 '용(왕)이 누워 휴식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삼각산(북한산)자락에 있어 바위와 크고 작은 절이 많아 부처의 서광이 서려있다는 불광동··· 그런 동네 가운데 들러 보고 싶었던 곳이 '낙원동'이다.
관광객들로 늘 북적이는 인사동 바로 옆의 한적하게 보이는 이 동네는 한자이름도 천국, 파라다이스를 뜻하는 낙원(樂園)동 이다. 아마 서울에서 가장 흥미로운 이름을 가진 동네가 아닐까 싶다. 원래 이름은 탑동(塔洞)이었는데 일제 강점기 때 낙원동이란 이름으로 바뀌었다. 1890년대 개장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공원이었다는 탑골공원(당시엔 파고다 공원)담장을 따라 골목으로 들어서면 주머니가 팍팍하고, 세상 빠르기가 버거운 어르신들의 낙원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콩나물국밥 3000원, 동태찌개 3000원, 이발요금 3500원
대한민국에 이런 가격이 가능할까 싶지만 이런 가게가 즐비한 곳이 바로 이곳 낙원동이다. 일명 '먹자골목'으로 통하는 곳으로 들어서면 저렴한 가격표에 한 번 놀라고, 바로 옆 인사동과는 다른 식당 분위기에 또 한 번 놀란다. 주인과 손님들이 일행처럼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왁자지껄하다. 상인과 손님이 쉬이 구분되지 않는 건 찾아오는 할아버지들 대부분 오래된 단골이기 때문이리라.
'강원도집', '전주집', '충청도집' 등으로 지역 명을 쓰면서 할아버지들의 향수를 달래고 있는 것도, 소주나 막걸리를 우리가 흔하게 보는 맥주 컵 하나에 가득 담아 단돈 1000원에 파는 잔술도 낙원동에서 볼 수 있는 명물이다. '수련집'과 '부산집'은 할아버지들이 강추하는낙원동 제일의 밥집이다. 대표 메뉴는 가정집 백반과 동태백반. 가격은 3000원으로 똑같다.
낙원동엔 가게 이름만큼이나 소박하면서 정겨운 분위기를 식당들이 많은데 음식도 '집밥'과 가장 가깝다는 점이 참 좋다. 양껏 먹을 수 있어 배도 부르고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져 마음도 푸근해진다. 골목길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두 식당은 편의점에서 컵라면에 중국산 김치와 재료의 정체를 알 수 없는 '핫바' 등 암울한 식단에 지친 도시의 젊은이들이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단다.
탑골공원 뒤편 상가 입구에 자판기와 이동식 플라스틱 간이 의자가 놓여 있는 '노천카페'는 후식 커피를 마시기 좋은 곳이다. 커피 전용 자판기들이 재미있는데 '보통 진한 커피'와 '약간 쓴 커피'라고 써있는 자판기 커피 값이 각각 200원과 100원이다. 가격만큼이나 미묘한 커피 맛의 차이는 자주 먹어본 사람만 알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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