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저 사람을 왜 살려하 하나
호랑이
아빠는
요리사였다. 중국집부터 한식집, 호텔, 배를 옮겨다니며 요리하던 '슈퍼맨' 아빠는 제주도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에게 돈가스를 만들어주러
가서 35일째 연락이 없다.
"검사가 그러는데 기관사가 아빠 봤대요. 4명이 봤는데 '내가 왜 저 사람 살려야 하냐'며 그냥
갔다고…"
생존자 증언과 검경합동수사본부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사고 당시 3층 주방에 있던 김씨는 배가 기울자 돈가스 튀긴 기름을
뒤집어쓰고
장화도 못 벗은 채로
간신히 어딘가에 매달려있었다. 이후 바닥에 미끄러져 머리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있는 것을 기관장 박모씨(54) 등 선박직 승무원들이 봤으나 놔두고
탈출했다.
"너무 가슴이 아파요. 얼마나 아팠을까. 눈을 마주쳤다는데, 배신감을 얼마나 느꼈을까. 그 때만해도 살
수 있단 희망이 있었을 텐데."
아빠는 평소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선박직 선원들과 친하게 지냈다. 고된 일과가 끝나면 아빠가 아끼던 양주도
선뜻 풀어 함께 회포를 풀던 '동료'였다. 당직 때면 아빠뿐 아니라 엄마까지 회사로 달려가 이들에게 밥과 갖가지 반찬, 간식을 해줬다. 민희씨는
"그 밥을 먹고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기가 막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