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돌이 하다 번호따인썰
나 스물네살 떄 얘긴데 난 그떄 그냥 아무것도 하기싫긴 한데 집에만 있었고
우울해 가지고 이래선 안되겠다 생각이 들어 편의점 알바를 시작했음
그 편의점이 주택단지에 있다보니 사람들도 많이 적고 오는 사람만 오는 그런 곳 이었어
그래서 자주보며 친해진 손님들도 많았고 편의점 시간대가 야간이어서
대부분 술에 꼴아서 오는 손님들도 많았고 그 중 나랑 비슷해 보이는 또래가 있는데
맨날 술에 꼴아서 팔라사가고 그랬단말이야
그래서 그애가 카운터에 오면 자연스럽게 팔라 찍어서 계산해주고 그랬지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다
여름날이 되었고 선선한 새벽공기 좀 마시려고
밖에 나가서 담배한대 물고 불 좀 붙이려고 하는데
어떤 사람이 점점 내앞에 다가오는거야
그래서 누구지 하고 멀뚱히 봤는데
편의점 자주 오던 애더라고 그래서 아 그런가 보다 하고
담배마저 빨려고 하는데 그 애가 오더니
자기 불 좀 빌려달라고 그래서 라이터 빌려주고
선선한 새벽공기 마시면서 담배 음미하고 있는데
걔가 대뜸 나한테 말을 걸더라고
그 애가 자주 오긴해도 딱히 뭐 취한 모습으로만 오고
또 담배만 사다가서 대화 한 것도 없는데
갑자기 말을 거니까 좀 많이 당황했지
뭐 대화는 별거 없었어
편의점 알바 언제부터 했냐 나이는 몇살이냐 집이 어디냐 여친있냐
그런걸 물어보더라고 그래서 그런 질문에 대답해주다가
손님이 들어가길래 저 들어가 볼게요 하고 카운터에 가서
손님 계산해 주고 폰좀 만지려고 하는데
바로 또 손님이 들어온거 그래서 자리에 일어났는데
헤어진줄 알았던 애가 다시 들어온거
그래서 물건사러 왔나보다 하고 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함
왜냐면 그냥 단순히 물건만 사고 나갈 수 있으니까 도끼병 애써 무시하려 했지
애가 물건을 뭐 막 과자 뭉태기로 사오고 핫바 삼각김밥 그런걸 장바구니 한가득 담아온거
애써 침착하게 물건바코드 다 찍고 봉투에 담아주는데 이게 어찌나 많던지
봉투 한 개로 안되더라고 그러고나서 봉투를 건네주는데
애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나보고 몇살이냐 하더라
그래서 아 애가 많이 취했구나 싶어서
저 스물네살이에요^^ 안녕히 가세요^^ 웃으면서 단호하게 보내려고 하는데
애가 갑자기 핸드폰을 들이밀더라고 그래서 순간 벙 쪘는데
핸드폰을 보니까 다이얼화면이더라고 그래서 설마...했는데
약간 텐션을 올리면서 "저 번호 따는거에요~"
하면서 말하더라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그냥 조용히 번호 눌러줬는데
애가 뭐 술이 많이 취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아 저 이거 사귀자는게 아니라 단순히 친구로 지내자고요^^
약간 눈웃음 띄며 말하는데 난 얼떨떨하고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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