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업소녀가 되가는 과정★★
1. 월세가 밀리기 시작했다. 신입생때 전세금 삥땅쳐서 중고장터에서 샀던 샤넬백을 다시 중고장터에 올려놨다. 싸게 내놓으니 금방 팔렸다.그러나 일주일도 안되서 구매자란 사람한테 전화가 왔다. 가짜라고 했다. 갑지가 겹친 외삼촌 제사와함께 시간은 그냥 흘러갔고 사이트 손해배상규정에 의해 천만원을 물어줘야할 상황이 처해졌다. 내가 모르는 사이 소송까지 진행되어있었고, 나는 내 입장을 변호할 만한 그 어떠한 증거도 내세울 수가 없었다. 일차 사기 피해자는 정작 본인인데.. 그것보다 현재 월셋방도 밀려있는데 무슨수로 천만원을 물어내는지..힘들게 사시는 부모님께 감히 손을 벌릴 수도 없는 일이다. 여태껏 단 한번도 말썽 일으킨 적 없는 똑부러진 딸이다. 외동에 돈있는친구도없고. 남친도 가난한 학생이고..뉴스에서 보니 사금융 대출은 절대 받지 말라고 했던게 기억난다. 한달안으로 천만원 갚아야 한다. 편의점 알바 일년을 해야 모을수 있는돈인데..집안에 돈되는 물건은 다 계산해봤지만 사기맞은 샤넬백 말고는 돈되는 물건도 없다..궁지에 몰리면 생각의 폭도 좁아진다고 했던가... 어쩔수 없다... 술집이라도 잠깐 다니고 천만원 딱 모으고 그만둬야겠다. 나는 성형하고 빽사려고 돈버는 년들이랑은 틀리니까. 내 목표만 이루면 발뺀다. 나는 내 의지를 믿었다.
2. 알르바이토천조국, 알바몽, 나가용 등등 최대한 힘들지 않으면서 빠르게 돈벌고 빠질 수 있는곳을 물색해 보았다. 업소 소개야 대부분 거기서 거기였다.
여러곳 전화번호를 한꺼번에 저장하고 한곳씩 전화해보면서 일할곳을 구하기로 했다. 이곳저곳 면접을 다니던 와중 5일째 되던날 마음에 딱 드는 곳을 찾았다. 직원들도 굉장히 멋지고 깔끔해 보였고, 사장님도 너무 친절했다. 가게또한 살면서 한번도 보지 못했던 특이하고 멋진 인테리어로 내 눈을 휘둥그레 만들었다.사장님의 인생관은 많이 특이해 보였다. 알수없는 자신감과 확신에 가득 찬 사람이었다. 내 말 몇마디만 듣고 부모님의 성격이라던가 내가 살아온 인생관들을 점쟁이처럼 맞춰냈다. 꼭 이사람 앞에서 발가벗겨진 느낌이었지만..그 느낌이 싫지가 않았다. 내 사정을 들으신 사장님은 여기도 나 못지 지 않은 사연갖은사람들 천지이니 같은 식구로서 의지 다지면서 열심히 일해보자고 하셨다. 사장님과 상담을 하고나서 이력서를 쓰고있는데 주방 이모님이 따뜻한 밥을 해주셨다. 차비도 없어서 걸어다니고 몇일째 저녁을 못먹어서 너무 배가 고프던차에 밥과 국을보니 눈물이 핑 돌았다.. 그때는 그 밥이 어찌나 맛있던지..
3. 출근 7일째 되던 날이었다. 일주일 동안 느낀것은 내가 처음부터 화류계 일을 너무 과대평가 했던 점이랄까..여태 만났던 손님들은 사업가, 회계사, 중소기업 회장님, 펀드매니저 등등 완전 조용조용하시고 술도 깔끔하게 드시는 분들뿐이었다. 내가 술이 정말 약해서 많이 걱정했지만 절대 억지로 술을 먹이는 분이 없어서 참 좋았다. 역시 가게가 좋으니 돈많고 직업도 빵빵한 분들이 오시고 또 그런 분들은 매너도 좋으신 것 같다. 아직 일주일 밖에 되진 않았지만 생각보다 일이 쉽고 돈도 벌써 200만원이나 모았다. 남자친구에게 하던 애교 1/10만 부리니 여기저기서 팁이 쏟아졌다. 2차를 나가자는 손님들도 몇몇 계셨지만, 다음번에 오실때 생각해보겠다고 교묘하게 내빼며 희망고문을 드리니 순순히 먹혀들어가는 것도 재미있다. 오늘도 간단하게 테이블 2개만 본 후에 탈의실에서 옷갈아 입으며 퇴근 준비를 하고있었다. 택시비도 있겠다, 들어가기 전에 남자친구집에 들러 좋아하는 쉬폰케잌이라도 하나 사줄까 생각하던중 갑자기 사장님께서 손님 예약전화를 받으셨다. 사장님 께서는 미안하다며 곧 오실 손님 스타일이 다행히 내가 아니라 어차피 초이스되는일을 없을테니 초이스 할때 머릿수만 채워달라고 하셨다. 20분 후 손님이 오셨고 초이스를 들어갔는데..얼큰하게 취한 아버지뻘 되는분이 나를 기분나뿐 눈초리로 훑어봤고 대기실로 도망치듯이 뛰어온 나는 내가 초이스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시간이 벌써 새벽1시가 다되가는데..내일 학교도 나가야하고..뭐..별 일 있겠어..
4. 출근 29일째. 오늘은 조금 일찍 일어났다. 병원도 들려야 했고, 무엇보다 2학기 휴학계를 내기 위해서였다. 휴학사유에 취업이라고 쓰면서 나도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존재감 없는 같은학번 근로 여학생에게 휴학신청서를 던져주며 최대한 도도하게 걸어 나왔다. 나는 너와는 틀리거든. 청담사거리 쯔음 택시에서 내려서 근처 산부인과를 갔다. 그리고 한달치 피임약을 처방받았다. 여름이라그런지 벌써부터 날씨가 후덥지근하다. 출근하기전에 커피숖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하며 길가는 사람도 구경하고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 했다. 지금 내가 무슨 일을 하건간에 남한테 피해주지 않고 뭐든지 열심히만 한다면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그 누구에게도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 오늘 해외출장 가시느라 어제도 오셨던 장사장님. 처음 애프터 나갔던 그분을 보며 느낀것은 술집에 와서 술먹고 젊은여자랑 자는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그로인하여 작은 행복을 얻고 싶어하는걸 깨달았다. 나는 행복을 주고, 손님은 그에대한 댓가를 주고. 이것이야말로 남녀의 이상적인 공정거래인 것이다. 생각이 많아지면 행동부터 느려진다는 사장님 말씀이 떠올랐다. 그래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지금 생각과 행동에 확신을 갖고 열심히 살자. 그러나 어느새 나의 목표는 핸드백보상금이 아닌 오피스텔 전세금이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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