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백수와 만화방 아가씨 4~6화

상병 커피색스타킹

5범

2013.03.03가입

조회 2,175

추천 6

2015.01.11 (일) 20:57

                           

[ 백수와 만화방 아가씨 4편 ]


◇ 백수

오늘은 컵라면 하나를 사가지고 만화방엘 갔다.
어짜피 백수라고 알려진 것.
더이상 쪽팔릴 것도 없다.
그녀가 오늘따라 화사하다.

용기를 내어
"아... 아... 아줌마 뜨거운 물 좀 주세요." 라고 말했다.
으이그... 아가씨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그녀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며 물을 부어 주었다.
그런데 라면 맛이 이상하다.

상한것 같다.
이상한 고기 비린 맛이 났다.
아까웠지만 화장실에 부어 버렸다.


♥ 만화방 아가씨

그가 컵라면을 가지고 만화방에 왔다.
라면 개시하라는 무언의 시위같다.
그가 또 아줌마라 그랬다.
엄청 얄미웠지만 저번에 도와준 일도
있고 해서 인심을 써 육수를 부어주었다.

그런데 녀석이 라면을 먹다말고 화장실로 간다.
먹으면서도 쌀 수가 있다니 부러운 놈이다.


◇ 백수

오늘 만화방에서 더럽게 생긴 두 녀석을 봤다.
한 녀석은 노란 추리닝에 피시에스를 낀 놈이고
한녀석은 짝이 안맞는 딸딸이를 신고 있었다.

저 녀석들 부모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그녀는 고독한 모습으로 계산대에 앉아 졸고 있다.

사랑스럽다.


♥ 만화방 아가씨

백수,
그 녀석 말고 눈에 띠는 녀석 둘이 들어왔다.
내가 만화방 차린게 후회된다.

저것들도 단골이 될까봐 두려운 생각마저 든다.
노란 추리닝 녀석이 나보고 아줌마라고 말했다.
딸딸이 녀석은 라면을 시켰다.
죽고 싶다.

계산하고 나갈때 딸딸이 녀석이 동전을 한움큼 내놓고 갔다.
애들 콧물이 묻어 있는것 같은 느낌이 왔다.

추리닝 녀석은 피시에스를 꺼내더니
"내가 말이야~ 만화방으로 자리를 옮겼어." 라는
이상한 말을 지껄이더니 마지막에
"아줌마 이거 피시에스에요" 라는 말을 던지고 나갔다.

왠지... 지구인이 아닌것 같다.
백수 그 녀석이 오늘따라 멋있게 느껴지는건 왜지?


⊙ 딸딸이[특별출연]

만화방 여주인이 이뻤다.
이 백수 친구만 안데리고 왔어도 여길
단골로 다닐텐데 저 녀석 때문에 이미지 다 구겼다.
짝재기 딸딸이도 왠지 마음에 걸린다.
라면을 시켰는데 주인 아가씨가 아무 반응이 없다.

아마 이 녀석이 아줌마라 불러서 화가 났나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이라곤 짤짤이해서 딴 동전들 뿐이다.
나갈때 좀 쪽팔리겠다.


◈ 노란 추리닝[특별출연]

졸라 야한 만화책이 많다. 재밌다.
주인 아줌마한테 피시에스 자랑이 하고 싶다.
나갈때 자랑하고 나가야쥐..


◇ 백수

오늘 만화방에서 짜장면을 시켜 먹었다.
계산하려고 나왔는데
마침 그녀가 누구와 전화를 하고 있었다.
무슨 재밌는 이야기를 나누나보다.
계속 웃는다.

날 보는 눈짓이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는 것 같다.
오래 해도 돼요... 이렇게 가까이서... 이렇게
오랫동안 그녀 얼굴을 쳐다본 적이 그전에 있었던가?
행복하다.


♥ 만화방 아가씨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오늘 기분이 심난해서 오늘밤에 여기로 온다고 한다.
친구와 그렇게 전화를 하는데 그 백수 녀석이 계산대에 왔다.

그의 얼굴을 보니 코위에 짜장이 엄청 묻어 있다.
저렇게 생긴 것도 웃긴데 짜장까지... 막 웃었다.
친구가 얘기하다 말고 왜 자꾸 웃느냐고 했다.
뭐가 묻었는지도 모른채 그는 행복한 표정이다.


◇ 백수

예전 만화방 주인일 때는 만화방도 대신 봐주고 그랬다.
그런데 그녀는 내가 그렇게 줄기차게 다녔는데도 그런 부탁 하나 안한다.

내가 의심스럽게 보였나?
하기야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백수한테 가게 맡길 사람이 어디 있겠나?


♥ 만화방 아가씨

내일은 내 친구 결혼식이다.
삼촌이 요즘 바빠서 만화방을 못봐준다고 그랬다.
할수 없이 내일은 문을 닫아야 하나...
그 백수 녀석이 떠올랐다.

나쁜 녀석 같지는 않다.
아니 착한 것 같다.
그에게 내일 하루만 봐달라고 부탁을 해야겠다.


◇ 백수

오늘 그녀가 내일 만화방 좀 봐달라고 했다.
기뻤다. 날 믿는다는 증거다.

이 일을 계기로 그녀와 가까워졌으면 좋겠다.
오늘 밤은 그녀 생각에 잠이 오질 않는다.


♥ 만화방 아가씨

그가 아침 일찍 왔다. 제 시간에 화장을 끝마쳤다.
그에게 열쇠와 오늘 신간 값 치를 3만원을 맡겼다.
그가 어디 가느냐며 물었다.

날 아줌마로 아직 생각하고 있을까봐 선 보러 간다고 말했다.
내가 아줌마 아닌게 그렇게 충격적이었나?
그가 씁슬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이제는 아줌마 소리는 안하겠지...

그가 내 얼굴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화장이 잘못됐나?
괜히 신경이 쓰인다.


◇ 백수

아침 일찍 만화방으로 달려갔다.
뽀얗게 화장한 그녀 모습이 아름다웠다.
용기를 내어 어디가냐고 물었다.
선 보러 간다고 했다.

슬펐다.

미웠다.

밝히는 여자니 이번달 내로 시집을 가버릴 것 같은 불안감이 밀려왔다.
그렇게 생각하니 좀 진하다 싶게 화장한 그녀 얼굴이 꼭 헤픈 술집 여자같이 보였다.


♥ 만화방 아가씨

친구가 예쁜 드레스를 입고 사랑하는 남자와 행복하게
그 둘만의 인생을 떠났다.
사랑하는 맘에서 꾸밈없이 나오는
행복한 웃음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이 맑았고 아름다웠다.

그런 그 둘앞에 내 자신이 초라해 보였다.
축하는 해주었지만 왠지 내 마음 한구석이 공허하다.

만화방으로 돌아왔다.
그 백수가 내가 늘앉아 있던 자리에서 졸고 있었다.
내가 졸던 모습도 저랬을까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그가 날 쳐다봤다.
고마움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녀석이 날보더니
"오늘 선 본 남자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나 보죠?
입이 다물어지질 않네..

" 대뜸 이렇게 말했다.
저 백수 녀석은 좀 좋아질려 하면 꼭 먼저 초를 친다.
기분 나빠서 다 다음주에 시집갈 날을 잡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가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그럼... 으.. 하여간 시집 잘가쇼.. 아줌마..!

그리고 오늘 번 돈 8만 칠천 구백 구십원하고, 아까 신간 값 치루고
남은 삼천 오백원 여기 서랍에 넣어 두었소."
그리구선 홱 나가 버렸다.

뭔가 급한 볼 일이 있는걸까 아니면 내가 늦게와서 삐진걸까?
오늘 만화방 봐준거에 대한 고마움은 다음에 해야겠다.
그 백수 녀석 여전히 속 하나는 좁은 것 같다.


◇ 백수

그녀가 선 본다는게 분했다.
어떤 녀석이 만화책값으로 10원짜리 스무개를 냈다.
열 받는데 석유를 붓는거 같았다.
그 중 한개를 냅다 그 녀석한테 던졌다.
근데 이 녀석이 쉽게 피해버렸다.
괜히 10원만 잃어 버렸다. 그녀 방을 살며시 열어 보았다.

깨끗하게 정돈된 자그마한 방이었다.
야릇한 느낌이 들었다.
하루 종일 그녀가 X나게 맘에 안드는 놈이 선보는 자리에 나오라 기도했다.

근데 뭐가 기분이 좋은지 그녀가 웃는 얼굴로 나타났다.
절망의 벽을 느꼈다.

열 받으니 말이 술술 나왔다.
흑흑.. 그녀가 다다음주에 시집을 간댄다.
난 어떡하라고...

눈물이 앞을 가려서 정신없이 뛰쳐 나왔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그녀가 너무 야속했다.

 

[ 백수와 만화방 아가씨 5편 ]

◇ 백수

만화방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는 걸 봤다.
무슨 날일까?
아마 한달에 한번정도 그 삭막한 아저씨가 오는 그날인가 보다.
무슨날인가...?

[음흉한 웃음] 조심해야겠다.
내가 그녈 좋아하긴 해도 그녀의 성격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스통 같은 걸 알고있다.
그날 잘못 걸리면 뭔가 날라올 것 같은 으시함이 들었다.


♥ 만화방 아가씨

며칠 있으면 내 생일이다.
이젠 내 생일날을 축하해줄 사람도 별로 없다. 슬프다.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놓고 나를 달래봤다.

혹시 그 백수가 이 표를 보고 내 생일인걸 생각할 수 있을까?
괜한 기대는 하지말자.

그 녀석은 인간의 탈을 쓴 바보다.
저길봐라... 가스통 맞은것 처럼 으시시대고 있지 않은가...


◇ 백수

그녀를 보러 만화방으로 갔다. 오늘은 이름과 나이를 꼭 알아야겠다.
"에... 말이죠. 아줌마...
아줌마, 노처녀 맞죠?"
얼떨결에 이렇게 말해버렸다.


♥ 만화방 아가씨

이 백수 녀석이 아줌마도 모자라서 이제는 노처녀라고 놀린다.
열받아서 25살도 노처녀야? 라고 따졌다.


◇ 백수

25살?
생각보다 훨씬 어리네. 그럼 나하고 3살차이니까. 음...
딱좋네~ 이렇게 생각하니 그녀가 더욱 사랑스러워 보인다.


♥ 만화방 아가씨

그 녀석이 내가 만으로 25살인걸 눈치챈것 같은 요상한 표정을 짓고 있다.
27살이라고 말해버릴까?

저 녀석 나이가 궁금했다.
그래서 "그 쪽은 몇살먹은 백순데요?" 라고 말했다.


◇ 백수

역시 그때 내가 백수라고 한걸 들었구나...
흑 28살이나 되어 가지고 백수라 그럴까봐 "아줌마보다 한살 많아요"라고 말했다.

잘했쥐...


♥ 만화방 아가씨

뭐야 연하잖아!
연하도 괜찮을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저 녀석이 나하고 무슨상관이라고, 다음에 기회봐서 말을 놓아야 겠다.


◇ 백수

만화방에 오늘은 좀 늦게 갔다.
안에는 그때 그 삭막하게 생긴 아저씨가 있었다.

그래서 만화책만 뒤적이다.
그냥 집으로 갔다.
가다가 생각하니 오늘이 그날이다.
조심해야겠다.

그러고 보니 내가 지금껏 그녀를 좋아만했지 뭐하나 준게없다.
편지도 한번 안보냈으니... 호주머니에는 만원짜리하나가 있다.
뭘 사가지고 갈까?

아무래도 먹는게 남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하는 것을 떠올렸다.
순대, 족발, 통닭, 닭똥집....비암.....

아무리 떠올려도 그녀가 좋아할만한게 없다.
근처에 제과점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저기 가면 뭔가 살수 있을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케익을 샀다.
너무 비쌌다... 흑,
만원으론 거기 있는 것중에 제일 작은것밖에 살수가 없었다.

그래도 포장을 해 놓니 순대나 족발싸놓은것 보다는 있어 보인다.
아직 그녀가 돌아오지 않았나보다. 아저씨가 꾸벅꾸벅 졸고 있다.

저 자리는 졸리게 만드는 귀신이 붙은 것 같다.
그 아저씨한테 이 물건을 주며 어떤 멋있는 단골이 줬다라고만 말하라고 했다.
쓰윽 나를 쳐다봤다. 왜 보셨을까?
나도 의심이 갔다.

그래서 한마디 더했다.
"이거 먹지 마요..."
그 아저씨가 왠지 그녈 안주고 먹어버릴것 같은 불안감이 자꾸 들었다.
그래도 오늘은 뭔가 내 마음을 표시한 것 같아 기분이 괜찮았다.


♥ 만화방 아가씨

오늘 내 생일이다.
아빠 엄마한테서 연락온 것 말고는 아무도 내 생일을 기억하며 전화해준 사람이 없다...
초라한 느낌이 들었다.
오후에 친구를 만나 술이나 한잔하고 자축 해야겠다.

그러던 차에 삼촌이 오셨다.
오늘 내 생일이신걸 아셨나보다.
친구랑 실컷놀고 만화방에 가니 삼촌이 뭘 준다.
좀 덜떨어진 백수같은게 그냥 단골이라 준다 그러면서 놓고갔다는 것이다.

케익이다. 누굴까?
혹시 그백술까?
좀덜떨어지는 놈이라니..
그런것 같다.

근데 그에겐 그럴만한 센스가 있을거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날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
나 오래 못살거 같다.
내 미모는 아무리 감출려고 해도 안되나 보다.
흑흑.. 미!인!박!명!

그 녀석이 주었을까...
감히 백수연하주제에.. 근데 이거 그가 선물한 것이면 좋겠다.


◇ 백수

그녀 이름을 아직도 모르고 있다. 오늘은 과감하게 만화책을 몇권 빌리자.
자연스럽게 내 이름도 가르쳐 주고 기회를 봐서 그녀 이름도 물어봐야 겠다.

그 케익은 잘먹었을까?


♥ 만화방 아가씨

그 녀석이 오늘 무슨 결의를 하고 온것 같다.
역시 그때 케익은 그가 준 것이... 무슨 고백이라도?
근데... 약간이나마 기대를 했던 내 자신이 한심스럽다.
들어올때 날 쳐다보지도 않고 만화책 몇 권을 뽑아와가지고
경색된 얼굴로 "이거 빌려가겠습니다." 라고 그랬다.
난 또... 좀 아쉽다.

그러고보니 오늘 처음 빌려 가는것 같다.
이 녀석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 절호의 찬스다.
나보다 한살 어린걸 알고 있는 터라....... 버릇처럼 반말이 나왔다.
"이름이 뭐야?
주소하구 전화번호 불러봐요."


◇ 백수

뭐야.. 지금 나한테 반말을 한건가?
한살정도 많은 놈한테는 자연스레 반말이 나온다?

옛날에 잘나갔던 여자같다.
그래도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맘은 변함이 없다.


♥ 만화방 아가씨

이름이 배준용이고 전화번호가..
758-**** 흠.. 심심하면 장난 전화나 걸어봐야 겠다.


◇ 백수

우쒸.. 내 이름만 가르쳐주고, 그녀 이름을 못물어봤다.
만화책 안갖다 주면 울집에 전화가 오겠지.

그때 기회를 잡자.


♥ 만화방 아가씨

그 백수녀석이 또 며칠째 안나온다.
내가 그 동안 장난전화쳤던 걸 눈치챈걸까?
빌려간 만화책을 잃어버렸나?
내일도 안나오면 만화책 가져오라고 전화를 해야겠다.

만화방안에 손님은 많은데 그 녀석이 없으니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그녀석 전화 받는 태도는 고쳐야겠다.
나보고 사오정 귀파는 소리하지말고 썩 꺼져라고 그랬다.

나쁜놈..


◇ 백수

만화책을 사흘 동안이나 안갖다줬는데도 그녀한테서 전화가 없다.
요 며칠동안 어떤 이상한 여자가 자꾸 장난전화를 했다.
동물원이냐?
사자한테 밥은 줬냐?
심지어 아우웅 아우웅 별 개같은 소리까지 냈다.

그렇지만 난 좋은말로 타일러 이런짓 하지 말라고 했다.
내일도 전화가 안오면 그냥 갖다줘야 겠다.
지금 그녀가 몹시도 보고싶다.


◇ 백수

그녀에게서 오늘도 전화가 안올것 같다.
그래서 아침일찍 만화책을 들고 만화방으로 향했다.

설렌다.
오랜만에 그녀의 모습을 본다는 기대에 만화책을 들고 하늘을 날듯이 뛰어갔다.


♥ 만화방 아가씨

오늘도 그 녀석이 안오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처럼 화장을 하고 아침 일찍 그 녀석 집에 전화를 했다.
전화를 할려고 하던차에 그가 숨을 헐떡거리며 만화방으로 들이 닥쳤다.


◇ 백수

뭘 들고 함부로 뛰어서는 안된다는 걸 새삼느꼈다.
만화방 들어 가기도 전에 탈진해 죽는줄 알았다.
만화방 안에 손님이 아무도 없다.

화장을 하고 그녀가 어디에 전화를 하고 있다.
그새 딴놈하고 선본게 아닌가 싶다. 찌리릭 쳐다봤다.


♥ 만화방 아가씨

숨을 헐떡거리며 못마땅한 듯 날 쳐다본다.
아무래도 내가 장난전화 한걸 이 녀석이 눈치챈것 같다.
그런거 같다고 생각하니 난 줄 알면서도 그딴 소릴 나한테 했단말이야?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그래 내가 사오정이다!" 라고 말했다.


◇ 백수

갑자기 왠 사오정?
그녀 이름이 오정이었나?
내가 그녀 이름을 궁금해 하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혹시 그녀도 나한테 관심이 있나?
그런데 이름이 너무 이상하다.
숨을 한번 들이마시고 나서 "이름이 오정이었어요?

여기 만화책 가져왔는데요.
이름이 참 이쁘군요.

성도 특이하고..." 라고 내딴에는 엄청 길고 또박또박 말했다.
나도 할수 있다. 아자!


♥ 만화방 아가씨

뭐야!
이 녀석 누가 오정이라고... 내가 장난 전화한것 모르는 건가?
그렇다고 내 이름을 사오정이라고 믿어버리다니.
확실히 덜 떨어진 놈임에 틀림없다.
할수없다.

저녀석 성격에 아줌마. 노처녀.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오정이라고 날 부를게 틀림없다.
성까지 붙여서 말이다.

그래서 "제 이름은 지윤이에요.
권지윤. 누가 오정이라고 그랬어요?
하여간 준용씨 연체료 물어야 겠네요." 말했다.


◇ 백수

야, 단골한테 이럴수 있나?
하루 늦은걸로 연체료라니.......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왜?!
난 그녀한테 그런말 할 용기가 없으니까...
아까 왜 사오정이라고 그랬을까?

연체료 내고 나니 만화책 볼 돈이 없다.
할수 없이 그냥 집으로 왔다.
그녀 이름이 권지윤이랜다.
권지윤....... 햐~ 이름한번 이쁘다.

그리고 그녀가 오늘 내이름을 불러주었다.
내 마음은 그녀가 그려져 있는 아침 하늘을 날고 있었다.


♥ 만화방 아가씨

괜히 연체료를 내라고했나?

바보같은 자식 그렇다고 삐져서 집에 가버리다니.
화장까지 했는데... 한살이라도 많은 내가 참자.

 

[ 백수와 만화방 아가씨 6편 ]

◇ 백수

만화방을 가다가 아직도 붙어 있는 그때 그 영화포스터를 봤다.
순간 이 영화를 그녀와 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이번주가 이영화 마지막 상영인것 같다.

그녀가 나와 이 영화를 봐줄 것 같은 느낌은 별로 안들었지만
바로 티켓을 예매하러 극장으로 달려갔다.
그녀와 영화를 같이 본다는 상상은 너무나 황홀하다.


♥ 만화방 아가씨

만화방 바닥을 쓴 먼지를 밖으로 버리다가
멀리서 달려오는 그 백수 녀석을 보았다.
어찌보면 귀엽다.
내가 밖에 나와 있으면 이 녀석이 자길 기다린줄 알겠다.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 안있어 그가 들이 닥치리라.
숨을 헐떡이며...

한참이 지났는데도 그 녀석이 안들어온다.
왜 안들어 오는 걸까?
먼지도 없는 쓰레받기를 들고 밖으로 나가보았다.


◇ 백수

드디어 영화표를 샀다. 내일 아침일찍 만화방가서 멋있게
보러가자고 말해야 겠다.


♥ 만화방 아가씨

이 녀석이 어디간걸까?
그 녀석이 하루종일 나타나지 않았다.


◇ 백수

늦잠을 잤다. 만화방에 가니 사람들이 많다.
전번에 본 노란 추리닝 그 녀석도 있다.
피시에스 안테나로 콧구멍을 후비고 있다.
이빨도 엄청 누런것 같다.

하여간 이렇게 사람많은데서 그녀에게 말할 용기가 없다.
그녀와 오늘따라 눈이 자주 마주쳤다.
내일은 진짜로 일찍와서 말해야겠다.


♥ 만화방 아가씨

저 백수녀석이 날 좋아는 하는것 같은데... 내생각인가?
그녀석과 눈이 자주 마주친다.
지금 그 녀석이 날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하다.
그 녀석 너무 말이 없다.


♣ 추리닝 [또 한번 특별출연]

옆에 있는 백수같은게 자꾸 쳐다본다.
아마 피시에스 없는 녀석 같다.

이 피시에스에 눈독들이는게 틀림없다.
그래서 이건 절대 안된다고 씩 웃어 보여줬다.


◇ 백수

아침 일찍 왔더니 손님이 아무도 없다.
잘됐다.
꼭 말해야지.

그런데 막상 영화표를 꺼내니 그녀에게 말할 용기가 없다.
그녀가 날 껌벅껌벅 쳐다본다.


♥ 만화방 아가씨

그 백수 녀석이 오랜만에 아침일찍 문열자 마자 왔다.
날 쳐다보는것이 무슨 할말이 있는것 같다.

혹시나 싶어서 그때 케익 혹시 자기가 준거냐고 물어봤다.


◇ 백수

말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그녀가 "저기요 혹시 케익 그쪽이 준거예요?" 라고 물어봤다.

엥 그럼 지금까지 내가 준건지도 몰랐단 말이야?
"예?
아.. 예"라고만 말했다.


♥ 만화방 아가씨

햐... 저 녀석이 준것 맞구나.
전혀 그런 센스가 없는거 같이 보이는 녀석인데~ 놀라웠다.

그리고 그 답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 백수

그녀가 말붙인게 용기가 됐을까?
그래서 영화표를 꺼내며 "영화표가 있는데요.
거시기요.
요번주말에 시간이 되시면 같이 보러 안갈래요?

제가요...... 뭐랄까.
그래도 단골이잖아요."


♥ 만화방 아가씨

훗 그 녀석이 영화를 보러가잔다.
영화표를 보니 내가 그때 자기랑 보러갈려고 했던 그 영화다.

아마 집에 뒷북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심심할때마다 치는것 같다.
그냥 자꾸 웃음이 나왔다.


◇ 백수

왜 자꾸 웃는거야?
보기 싫으면 안본다고 말하면 되지.
사람 민망하게 말이다.

다시 용기를 내어 "만화방 때문에 그러시다면 제가 대신 봐드릴 수도 있는데...
같이보러 안가실래요?" 라고 말했다.

나지금 떨고있냐..


♥ 만화방 아가씨

???
녀석이 지금 상당히 정신상태가 불안하다.
"만화방 준용씨가 봐주면 이 영화는 저 혼자 보러갈까요?"라고 말했다.


◇ 백수

이 여자 예리한 여자다.
내가 말 실수한걸 눈치채다니..

아이씨 보러 갈건지 안갈건지 빨리 대답이나 해주면 좋겠다.
숨 막힌다.


♥ 만화방 아가씨

보러갈까? 말까?
이 녀석 가지고 노는게 재밌다.
어린것이...
귀엽기도 하다.
"아직 주말에 무슨일이 생길지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아무리 단골이래도 그렇지..
다큰 처녀가 아무나 하고 영화를 보러가요?"
그 녀석의 얼굴이 불그락 거린다.

아휴 재밌다.


◇ 백수

역시 그녀가 나하고 영화보러가기 싫어하는구나.
짤 없이 거절인가보다.
내일부터 쪽팔려서 어떻게 만화방나오나.

괜히 영화보러 가자구 그랬나보다.
에그 바보야.
그냥 만화책이나 보며 그녀 얼굴이나 쳐다보는건데... 흑흑.


♥ 만화방 아가씨

"준용씨 이 티켓 나줘요.
제가 가지고 있다가 주말에 시간을 낼 수 있다 싶으면 전화를 할께요.
여기 그때 적어준 전화번호 맞죠?

그리고 가게되면 딸랑 영화만 보는거 아니겠죠?
전 스테이크를 참 좋아해요."


◇ 백수

야~ 이거 거절한거 아니지! "아 예.. 스테키..그 뭐시라고요.
울 아부지 지갑을 삥쳐서라도 그거 사드릴께요. 하하.
그럼 안녕히 꼭 전화주세요.

" 야호.. 윽 기쁜 나머지 정신없이 나오다 달려오던
꼬마 자전거와 부딪쳐 걸려 넘어졌다.
지나가던 어떤 여자가 걱정스러운지 깔깔 웃는다.
괜찮다고 꼬마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프다. 그래도 이게 대수냐?
하하


♥ 만화방 아가씨

이제 이 영화 대사까지 다외우게 생겼네.
이번 주말은 문닫고 미장원이나 다녀와야 겠다.
그녀석 나가고 나서 뻑소리가 났다.

뭔소린가 싶어 나가봤다.
어떤 꼬마가 자전거를 끌며 "개자식!"
그러면서 투덜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녀석은 저기 멀리 날듯이 뛰어 가고있다.
귀엽다.

댓글 2

병장 대박도시바

2015.01.11 21:19:29

추천

탈영 시크한자

2015.01.11 22:59:57

최종화가 기대되네요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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