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위한 70구, 무엇을 위한 3연투였나 '총력전'에 안 맞았던 엔트리의 나비효과, '3연패' 이상의 내상 안은 한화
김종수와 정우주의 투혼이 무색해지는 한화 이글스의 뼈아픈 패배였다.
한화는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8로 졌다. 이 패배로 3연패에 빠진 한화는 시즌 성적이 60승 3무 42패가 되며 선두 LG(65승 2무 41패)와의 승차가 3경기까지 벌어졌다.
1회부터 엄상백이 3점을 내주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2회에도 문성주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강판당했고, 구원 등판한 조동욱이 추가점을 내주는 등 3회까지만 7점을 내줬다. 일찌감치 승기가 넘어가 버렸다. 타선마저 LG 선발 투수 요니 치리노스를 상대로 단 1득점에 그쳤다.
이미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던 이번 3연전에서 먼저 2패를 적립한 것만으로도 타격이 크다. 하지만 이번 경기의 패배는 '타격'이라는 표현보다는 '충격'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마운드 운용, 그리고 엔트리 구성의 '오판'이 이 한 경기에 전부 터져 나오고 말았다.
시작은 엄상백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78억 원에 FA 계약을 맺은 엄상백은 극심한 부진에 시달린 끝에 황준서와 자리를 바꿔 불펜으로 강등당했다. 하지만 보직 변경 이후로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81(5⅓이닝 7실점)로 좋지 못했다.
그런 엄상백이 이날 막강한 LG 타선을 상대로 선발로 예고됐다. 한화는 지난 7일 외야수 손아섭과 이진영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하며 외야수 이상혁과 함께 황준서를 말소했다. 이에 LG전에서 '깜짝 카드'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한화 벤치의 선택은 엄상백이었다.
2군에서 별다른 조정을 거친 것도 아니라 달라진 모습이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왔고, 안타깝게도 적중했다. 엄상백은 1이닝 5피안타 3볼넷 6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엄상백의 등판은 한화의 이날 경기를 망친 첫 번째 '무리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