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상어......................................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 수장 될지도 모른다.
이제와 구조대가 온다한들 그들은 내 시체조차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팔을 더 힘껏 저어보았지만 올라가는 속도는 점차 느려지고 있었다.
의식이 몽롱해져간다.
선장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아침부터 내리는 실비를 무시했는지...
요란하게 출항한 배는 적막하고 음침한 바다의 품으로 들어갔다.
과필재앙이라 했던가.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굵은 빗방울이 세차게 갑판을 때려댔다.
뒤늦게 라디오에서 호우주의보가 발령되었다고 방송되었을 땐,
배는 이미 바다 한가운데에서 세찬 파도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박군! 기계실로 들어가!”
선장이 나를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았다.
그러나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었다.
빗방울이 시야를 가렸고, 엄청난 강풍이 몸이 앞으로 나아가는 걸 막고 있었다.
언뜻 선장의 형광색 작업복이 보이는 듯 했지만 이내 눈 뜨는 것조차 힘겨워졌다.
손의 감각으로만 의지해서 배를 부여잡고 앞으로 나아갔다.
한걸음, 그리고 한걸음 씩.
선장의 외침이 점차 가깝게 들려오고 있었다.
“박군!”
선장이 손을 내밀었다.
“선...”
급작스럽게 덮친 파도에 휩쓸리고 말았다.
꼬르륵 꼬르륵.
바깥과는 다르게 이곳은 너무나도 조용했다.
적막하다. 무서울 정도로.
주변의 고요함과는 다르게 심장은 거칠게 펄떡여댔다.
그리고 처음으로 내게 말을 걸어왔다.
산소. 산소가 필요해. 어서 내게 산소를 공급해줘!
심장으로 보낼 공기방울은 더 이상 입안에 남아있지 않았다.
그녀...
사랑하는 그녀를 생각하면 결코 이곳에서 죽을 순 없다.
그녀의 부모님께 허락도 받아야 하고, 예식장도 알아야봐야 하고...
무엇보다도 우리 아기를 생각하면...
여전히 팔은 거친 바다를 가르며 바쁘게 움직였다.
그러나 내가 팔을 휘젓는건지, 물살이 팔을 휘젓는건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물고기 잡자고 떠났는데, 되려 잡혀 먹힐 줄이야...
이젠 정말 의식이...
의식이....
순간 무언가가 손을 낚아챘다.
“푸아아아. 으허억. 으허억.”
“박군!”
“스어..스언...선장님...허억...헉.”
“정말 용케도 올라왔네.”
“저 좀... 저 좀... 올려주십쇼.”
선장은 내 팔을 꽉 붙잡았다.
“선원들 대부분이 파도에 휩쓸려버렸어...”
“예...허억...”
“다 내 자식같은 애들이었는데...”
급격한 체온저하로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턱과 들썩이며 입술이 요란하게 떨어댔다.
“서..서..선장님..."
선장은 내 팔을 잡은 채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자네, 그거 아나?”
“저 좀... 올려주십쇼....”
“선원들은 하나같이 갈 곳 없는 고아였지. 자네처럼.”
선장님, 너무 춥습니다. 빨리 건져주세요. 젠장!
분명 그리 외쳐댔지만 더이상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안간힘을 짜냈지만 허사였다.
그러다가 입술을 깨물어버렸는지 입안에서 비릿한 맛이 느껴졌다.
한계에 다다랐다.
선장이 말을 멈추고 나를 내려다보았다.
“자네들은 실종처리 될 걸세.”
“...”
“자네들이 가입한 선원보험.... 수익자는 내가 될게야..”
“...”
“미안하이.”
선장은 부여잡은 손을 놓아버렸다.
나는 다시 깊은 바다 속으로 내려갔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이곳은 참 고요합니다.
선장님...
당신은 알고 계시나요.
결혼도 안한 당신딸의 배가 불러오고 있단 걸.
돈 잘 쓰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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