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반격 준비 마친 아르테타, 아스날 선수들도 응답할까?

아스톤 빌라전에서 종료 직전 실점하며 패한 뒤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과 빅토르 요케레스
하프타임 때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터널로 향했던 미켈 아르테타 감독의 전력 질주는 결국 헛수고로 돌아갔다.
전반 45분간의 경기력에 명백히 불만을 품은 아르테타 감독은 라커룸으로 최대한 빨리 돌아가기 위해 질주했고,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아르테타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선두인 자신의 팀이 우승 경쟁자인 아스톤 빌라에게 모든 면에서 압도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아스날은 경기장 안에서의 투쟁심에서 밀렸고, 경기장 밖 지략 대결에서도 아르테타 감독은 전임자인 우나이 에메리 감독에게 패했다.
그의 질주가 선수단을 자극하기 위함이었다면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으나,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하프타임에 교체 투입된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즉각적인 임팩트를 보여주며 동점골을 터뜨리는 등 아르테타 감독의 하프타임 지시에 잠시 반응하는 듯했다. 하지만 아스날은 이내 전반전과 같은 상황, 즉 빌라 파크의 분위기와 에메리 감독의 선수들에게 압도당하는 흐름으로 되돌아갔다.
간단히 말해 아스톤 빌라는 아르테타 감독이 좀처럼 넘지 못하는 산이다. 아르테타 감독 체제에서 아스날은 맨체스터 시티(8패)와 리버풀(7패)을 제외하면 아스톤 빌라(6패)에게 가장 많은 패배를 당했다.
어쩌면 이는 예견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중앙 수비 듀오로 꼽히는 윌리엄 살리바와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없이 경기를 치렀기 때문이다. 그들의 백업 자원인 크리스티안 모스케라 역시 발목 부상으로 수주간 결장한다.

에밀리아노 부엔디아에게 결승골을 허용한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아스날 선수들
패배 후 시즌 6번째로 다른 포백 조합을 가동해야 했던 상황에 대해 아르테타 감독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당분간 이 상황을 헤쳐나가야 한다. 우리도 이를 알고 있고, 팀은 적응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아르테타 감독의 메시지는 변명을 찾지 말라는 것이었다. 리그 5연승을 질주 중인 아스톤 빌라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맨체스터 시티든, 다수의 경쟁자가 존재하는 우승 경쟁에서는 승점 1점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경기 마지막 킥으로 에밀리아노 부엔디아에게 실점을 허용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치명타였다.
아스날의 마지막 패배를 찾으려면 지난 8월 31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아스날은 리버풀 원정에서 패했는데, 그때는 아르네 슬롯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이 올 시즌 얼마나 부진할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점이었다.
당시 아스날은 패배를 털어내고 공식전 18경기 무패(15승 3무) 행진을 달리며 반등했다.
한때는 크리스마스 즈음에 사실상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 지을 것처럼 보였다. 압도적인 기세에 오픈카 대여 업체들이 내년 여름 우승 퍼레이드 서비스를 제안했을지도 모를 정도였다.

빌라 파크를 찾은 원정 팬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마르틴 외데고르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2위와의 격차가 승점 2점으로 좁혀진 지금, 아스날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이번 패배에 대응해야만 한다.
아르테타 감독은 그 누구보다 팀이 스스로를 다시 증명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선수들이 우승 경쟁의 기복을 견뎌낼 수 있는지에 대한 자신감을 묻는 말에 "우리는 경쟁 속에서 5개월을 보냈고 잘 대처해 왔다"고 답했다.
이어 아르테타 감독은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 6개월 동안 또다시, 그리고 거듭해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것이 이 리그의 수준이다. 만약 지금 시점에 우리가 승점 10점 차로 앞서 있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비현실적인 세상에 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록 빌라 파크에서 패배했지만, 아르테타 감독은 긍정적인 요소들이 충분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챔피언스리그 클뤼프 브뤼허전으로 시선을 돌리면서도, 아스날에 대한 평가는 결국 프리미어리그 성적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아스날은 많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실제로 이날 기록한 9개의 유효 슈팅은 2024년 4월 울버햄튼 원더러스전(2-0 승) 이후 1부 리그 원정 경기에서 기록한 최다 수치다.
아스날은 그동안 반등하는 능력과 압박감을 견디는 능력을 보여줬다. 따라서 상승세인 아스톤 빌라에게 패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우승 후보에서 제외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아르테타 감독은 "우리는 18경기 무패를 달렸고 여전히 순위표 최상단에 있다. 상위권 팀들이 서로 매우 근접해 있다"며 "그것이 이 리그의 수준이며, 우리 앞에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제 반등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아르테타 감독의 마지막 문장은 선수단에 경각심을 심어주고, 패배를 털고 일어나 다시 나아가라는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12월 남은 기간 동안 6경기를 치러야 하는 아스날이 지난 18경기 무패 행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연승을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놀랄 사람이 있을까?
적어도 아르테타 감독은 놀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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