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이상혁 T1과 4년 재계약 30대에도 현역 도전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이 평생 몸담은 게임단과 계약을 연장하며 30대에도 프로게이머 활동을 이어간다.
프로게임단 T1은 이상혁과 4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이상혁의 기존 계약은 오는 11월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이번 재계약으로 그는 2029년까지 T1 소속으로 활동하게 됐다.
이상혁은 e스포츠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세계 대회 ‘LoL 월드 챔피언십’을 5회, 국내 대회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를 10회 우승했다. 서구권에서는 그를 역대 최고(Greatest of All Time)의 줄임말인 ‘고트(G.O.A.T)’로 부른다. 경기장 밖에서도 항상 바른 행실을 유지해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구설에 오른 적이 없으며, MZ세대의 롤모델이자 아이콘으로 손꼽힌다.
이상혁은 이번 재계약으로 T1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원 클럽 맨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이상혁은 2013년 T1에서 프로게이머 데뷔를 했다. 이후 단 한 차례도 이적한 적 없이 지금의 업적을 쌓았다. 17년을 한 팀에서만 활동하는 건 기성 스포츠에서도 흔치 않은 일인데 단년 계약, 팀 이적이 잦은 e스포츠 특성을 고려하면 몹시 이례적인 일이다.
30대 프로게이머로의 도전도 시작하게 됐다. 이상혁은 현재 29세다. 대다수 프로게이머는 10대 후반에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대 초반에 전성기를 보내고 20대 중반쯤 기량이 하락하면 은퇴를 고려하게 된다. 하지만 이상혁은 재작년과 작년 세계 대회를 연속 제패할 만큼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타고난 재능 못잖게 뛰어난 자기관리가 이상혁의 롱런 비결이다. 그의 취미는 독서와 명상이다. 여기에 꾸준한 식단 관리와 스트레칭, 운동을 통해 오랫동안 좋은 정신적·신체적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 오른 손목 부상을 당해 선수 생활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결국 이겨내고 세계 챔피언에 재등극했다.
이상혁의 소속팀 T1은 이달 초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e스포츠 국제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준우승했다. 귀국 후 국내 프로대회 LCK에서도 2연승을 거두면서 좋은 기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현재 팀은 3위(13승7패)에 올라 있다. SK스퀘어 관계자는 “이번 재계약을 통해 이상혁과 T1이 팬들의 사랑에 더 크게 보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