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 분석 당한 이정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바깥쪽
누구보다 뜨거웠던 4월을 보냈던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가 바깥쪽 공에 대한 약점을 노출하며 성적 추락을 막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팀이 치른 75경기 중 73경기에 출전한 이정후는 타율 0.259 6홈런 34타점 6도루를 기록 중이다.
이정후의 출발은 메이저리그에서 주목할 정도로 화려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37경기 밖에 치르지 못했던 아쉬움을 털어내기라도 하듯 초반부터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공격 지표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실제로 이정후는 4월 한 달간 타율 0.324로 매우 정교한 타격을 선보였고 무엇보다 2루타 생산 능력이 매우 뛰어나 1931년 얼 웹이 기록한 단일 시즌 최다 2루타(67개)를 경신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모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특유의 현미경 분석을 피해가지 못했다. 상대 배터리는 극단적으로 타구를 잡아당기는 타격 폼을 상대로 집요하게 바깥쪽 공략에 나선 것.
또한 이정후의 타격 매커니즘은 공을 띄우기보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자주 만들어내는 쪽에 가깝다. 그 결과 투수들은 바깥쪽 하이 패스트볼을 던지는데 두려움을 갖지 않았고 바깥쪽으로 걸치는 슬라이더 또는 체인지업으로 이정후를 유혹했다.
20일 클리블랜드전도 마찬가지였다. 상대 선발 윌리엄스는 2회 이정후와 처음 맞이해 공 4개를 모두 바깥쪽에 던졌고 2루 땅볼을 유도했다. 4회에는 초구 커브를 바깥쪽 볼로 던진 뒤 2구째 직구를 다시 한 번 바깥쪽 보더 라인에 걸치는 투구로 1루 땅볼에 그치게 했다.
결승 득점으로 연결됐던 7회 볼넷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이정후는 바뀐 투수 페스타로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었는데 4개의 볼 중 중 3개가 바깥쪽 하이 패스트볼이었다.|
성적은 계속해서 하락 중이다.
5월 들어 27경기에 나섰던 이정후는 타율 0.231 3홈런에 그쳤고 2루타 생산 능력도 3개로 뚝 떨어졌다. 여기에 9할대를 유지했던 OPS(출루율+장타율)도 어느새 7할 중반대로 추락했다.
6월 들어서는 더 고전 중이다. 16경기 중 멀티 히트를 기록한 경기는 단 1경기에 불과하고 절반에 가까운 7경기서 침묵했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부진이 심각해진다는 점도 문제다. 이정후의 최근 30경기 타율은 0.218이며 15경기로 좁히면 0.185, 그리고 지난 7경기에서의 타율은 고작 0.111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시즌 타율은 0.259까지 내려왔고 반등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다면 몸값 대비 ‘먹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구단 측도 이정후를 배려해주고 있다. 올 시즌 3번 타순(50경기)을 중심으로 1~2번 타순 등 주로 상위 타선에 배치됐던 이정후는 19일 클리블랜드전에서 6번, 이번 경기에서는 아예 7번으로 내려왔다.
약점이 노출된 상황에서 이정후가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낼지, 바깥쪽 공을 대처하지 못한다면 반등도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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