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협회 바껴야해 ~
현장에서 실감했던 ‘해도 너무한’ 배구협회 부실지원
기사입력 2016.08.21 오후 05:29 최종수정 2016.08.21 오후 05:29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에 대한 대한배구협회의 열악한 지원을 두고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40년 만의 메달을 목표로 2016 리우올림픽에 나선 여자배구는 8강에서 네덜란드에 막혀 꿈을 접었다. 김연경(28·페네르바체)이라는 슈퍼스타를 앞세워 메달 획득을 목표로 했지만 김연경 하나로는 역부족이었다.
또 다른 김연경 발굴이라는 숙제를 확인한 대회였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을 통해 해묵은 배구협회의 부실 지원 문제도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팬들은 물론 배구계 안팎에서도 ‘해도 너무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속속 입국한 대표팀 선수들도 열악한 환경에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2016 리우올림픽을 마치고 지난 20일 귀국한 김연경이 서병문 대한배구협회장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OSEN
실제로 취재를 하다보면 협회의 지원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난 6월 캐나다 사스카툰에서 열린 남자배구 월드리그에서였다. 월드리그는 큰 이벤트임에도 불구하고 협회 직원은 단 한 명도 동행하지 않았다. 대회마다 계약하는 20대 매니저가 영어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선수단장으로 등록돼 대회를 치렀다. 어필할 상황이 벌어져도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선수 뿐만 아니라 현직 한의사와 교수로 구성된 트레이닝팀은 하루 일당이 고작 3만원 정도 밖에 안된다. 최악 수준의 ‘열정 페이’다.
일본 오사카에서 1주차 대회를 마친 뒤 사스카툰으로 이동할 때 선수단 전원이 이코노미석으로 이동해야 했다. 모든 선수들에게 비즈니스석을 제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빠른 회복을 기대하면서 2주차 경기에도 데려간 곽명우(OK저축은행), 문성민(현대캐피탈) 등 부상 선수도 협회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결국 두 선수는 2주차 경기에서도 거의 뛰지 못했다.
많은 부상 선수로 인해 예비 선수를 한 명 더 데려갈 수도 있었지만 이는 월드리그 지원이 아닌 협회 돈으로 운영해야 했기 때문인지 포기했다. 결국 대표팀은 유일한 세터인 한선수(대한항공)로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문성민이 2013년 월드리그 출전 도중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불거졌던 대표 선수들 처우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한 선수는 “여전히 대표팀을 뛰다 부상을 당하면 선수만 손해다. 이런 환경에서 뛰다가 다치면 치료를 받는 동안 자유계약선수(FA) 보상도 받을 수 없다”고 아쉬워 했다. 이미 2014년 프로구단이 대표팀 선수단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면서 협회와 선수 차출을 두고 갈등을 빚었으나 지금도 선수들이 다쳤을 때 부담은 선수와 소속팀이 고스란히 안아야 한다.
별 다른 지원을 하지 않아도 남자배구가 월드리그 2그룹에 잔류했다는 안도감 때문일까. 40년 만의 메달 도전으로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던 리우올림픽 때에도 협회는 달라지지 않았다. 여자 배구대표팀 선수들과 리우에 동행한 것은 감독과 코치, 트레이너, 전력분석원 등 단 4명 뿐이었다. AD카드 부족을 이유로 더 이상의 지원 인력을 파견하지 않았다. 영어가 가능한 김연경이 선수, 주장 외에 통역까지 나섰다.
협회는 부실한 지원에 비난이 쏟아지자 “보안이 철저한 올림픽의 특성상 AD카드가 없이는 대표팀과 경기장 내 접촉과 선수촌 입촌이 안되기 때문에 지원 인력(스태프)이 리우에 간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심지어 대한배구협회 사무국장만 현지에 들렸다가 AD카드가 없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것은 더 이해하기 어렵다.
배구협회는 현재 심각한 재정난에 빠져 있다. 협회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배구회관 건물을 무리하게 매입하다 큰 재정적 손실을 입었다. 협회 재정 문제는 당장 좋아질 기미가 없다. 개선 의지가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프로가 더 지원해줘야 한다”는 논리만 편다. 그런데 프로와 연맹에서는 각종 명목으로 협회에 주어지는 지원금에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도 알 수 없다며 불만이다.
각 소속팀의 간판선수가 뛰는 월드리그도 스폰서없이 대회를 치렀다. 협회가 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스폰서 유치에도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뒷말도 무성했다.
배구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재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시 출발하는 한국 배구의 미래를 그리기에 앞서 협회의 개혁 쇄신이 우선이 돼야 한다.
파면 팔수록 썩어있어... 일당 3만원이라니 이건모 가서 이기는게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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