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네임드 단편소설 - 지옥도 1편

이등병 잡회원은패야제맛

3범

2015.01.15가입

아오, 콱 진짜 뒷통수 한대 쌔리삘라..

조회 300

추천 0

2016.12.03 (토) 01:14

                           

 

- 치익..

 

 

 

- 뻐끔, 후..

 

 

 

새벽 네시.. 3년째 방안에 스스로를 가두어 버린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겨울이 다가온 새벽 바람은 스산하다

 

아니 스산하다기 보단 차갑다는게 맞는 표현인것 같다

 

새벽 기온에 한올한올 올라온 닭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고장난 전기장판과 틀어봤자 기름통이 비어 털털거리는 소리만 내는 보일러만 울어댄다

 

 

- 시-팔 이렇게 추어질줄 알았으면 기름이라도 좀 사다 놓을걸..

 

물론 방을 데울 기름이 나에겐 굉장한 사치라는걸 나도 안다

 

티비에선 가스보일러를 연신 광고해대고 공기청정기란 것도 있다는데

 

오래된 기름보일러를 떼울 기름조차 살 돈은 내게 사치일뿐더러, 담배냄새와 먼지만 쌓여있는 내방에

 

공기청정기를 가져다 놓는다면 일주일도 안가 고장날거다 

 

 

- 그래, 날씨도 추운데 안전빵으로 두폴씩만 가서 겨울준비나 하자

 

 

끼익

 

 

- 아이고 안녕하세요?

 

 

 

- 아 네..

 

 

반쯤태운 담배를 부랴부랴 끄고 집으로 들어왔다

 

내가 사는 연립주택 옆집에 사는 아저씨가 인사라도 건낼때면 공손히 인사를 받아주긴 커녕 

 

나도 모르게 피하기 바쁘다

 

몇살이나 되신지 모르는 인상좋은 옆집 아저씨는 항상 먼저 인사해주신다

 

 

 

쪼르르륵- 부르르..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본다

 

3일만인가? 4일만인가? 언제 마지막으로 거울을 봤더라.. 

 

나도 몰랐는데 인상을쓰고 있다 미간은 찌부려졌고 눈밑은 검다

 

면도를 언제 마지막으로 했는진 기억도 안난다 머리는 기름지고 입을벌려 이-를 해본다 

 

담배와 커피에 찌들어 치아는 누렇다 못해 갈색으로 착색되간다

 

 

 

- 오늘은 좀 씻어볼까?

 

 

에이포 용지만한 창문으로 새벽바람이 들어온다 

 

 

- 어우 추워서 찬물에는 안되겠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남들에겐 일상이 되어버린 삶들이 내겐 특별한게 되어버린지

 

그게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 띠링!

 

 

후다다닥

 

 

 

컴퓨터 앞으로 뛰어가서 앉는다 뜨거워진 모니터를 반쯤 손으로 가리고

 

실눈뜬채 스코어를 본다

 

 

- 오예!! 

 

 

 

그렇다 이게 내 일상이다 

 

한 3년전쯤엔 자랑하고 다닐만한 직장은 아니지만 직업도 있었고 여자친구도 있었다

 

 

운동을 좋아했고 억지로라도 취미를 만들어 삶을 채워나갔다

 

 

하고 싶었던것도 많았고 3년 전 나의 미래는 꿈과 목표로 가득 차있었다

 

 

 

보고싶다,

 

 

착하디 착한 은지가 보고싶다 

 

평소엔 생각이 잘 안나는것 같은데 이렇게 공허함이 좁은 내 원룸을 가득채우는 새벽이면

 

그녀의 얼굴이 둥둥떠다닌다 

 

 

그러다 문득 찾고싶었다 

 

폰을 열어 카카오톡에 찾아보니 프로필 사진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 

 

 

방금까진 선명했는데 막상 이렇게 되니 얼굴이 희미해지는것 같다 

 

이럴줄 알았으면 사진 다 버리지 말걸..

 

 

페이스북이 생각 났다 한때는 함께한 사진으로 가득 채우던 페이지들 

 

이쁘다고 부럽다고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러주고 댓글을 달아줬던 게시물들

 

문득 생각이나서 페이스북을 켜본다 

 

 

 

안들어간지 오래라 비밀번호가 가물가물하다

 

- 아! 

 

순간 스쳐지나간다 비밀번호! 

 

-(타닥타닥)이쁜은지~ 됬다

 

 

 

로그인이 되었다 홧김에 같이 찍었던 사진을은 다 지워버렸지만 

 

 

친구삭제를 하진 않았다 걔도 날 삭제하진 않았다 

 

 

 

- 음.. 삭제 할만도 한데 안했네.. 아직 날 못잊었구만! 금방 복구해서 다시 만나자 해야겠다 흐흐

 

 

 

은지의 페이지를 들어갔다 

 

생판 처음보는 남자의 손을 잡은 사진이 올려져있고 

 

따뜻하게 포개어 잡은 두손엔 이쁜 커플링도 끼워져있다

 

 

- 남자친구 생겼나보네.. 하긴 이쁘고 착하니 누가 가만 놔두겠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페이지를 껐지만 

 

 

공허함이 되어 내 주위를 멤돌던 방안의 공기가 

 

갑자기 어둠이라도 빨아들인듯 가슴을 억누른다 

 

먹먹하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져나올것같다

 

 

애써 외면하고 있었지만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한심하다 

 

초라하고 한심하다 라는 말도 부족한것 같다 지금의 나에겐

 

 

- 띠링! 

 

 

 

후다다닥-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 흐를것 같았는데 눈물은 쏙 들어가고 어느새 내 몸은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가슴을 짓누르던 알수없던 무거운 것들도

 

재빠른 내 모습에 놀란듯 어둠속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 아니 시-이팔 무슨 5분을 남겨두고 골을 쳐먹혀! 

 

 

그렇다 이게 내 일상이다 

 

 

난 종교도 없고 미신도 믿지 않고 귀신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채팅창에 헛소릴 짓껄이고 게시판에 내가 건팀이 아닌 반대편팀 승에 설레발을 친다

 

 

왜그런진 모르겠다 그냥 이렇게 하면 이긴것 같았다 

 

 

사실.. 잘 모르겠다 이렇게 해서 이긴적이 있는진 

 

그만큼 절실해지니 미신도 믿고 말도 안되는 말을 믿게 되는게 사람이겠지..

 

 

FT

 

 

 

 

귀신 같이 내가 건 배팅은 또 이기질 못했다 

 

이런적은 많은데 항상 이럴때마다 적응이 아직 안된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스트레스가 몰려온다 

 

입은 저절로 시-팔 시-팔 남발하고 말도 안되는 조작경기라고 혼자 중얼거린다

 

 

이렇게 삶이 피폐하고 비참해져도 사람에겐 자존감과 자존심이 남아있나보다

 

 

결코 내가 분석을 잘못하고 못한게 아니고 망할놈의 새-끼들이 조작한거라고 생각하는걸 보면

 

 

그래.. 그렇게라도 핑계를 대면 맘이 편한것같다 

 

 

이제 나한테 남은건 나밖에 없는데..

 

가족,여자친구,친구 그런건 잊은지도 오래, 이젠 남아있지도 않지 

 

내가 나를 못믿으면 난 이제 존재할곳이 없거든

 

 

 

지옥불이 이글거리는 낭떨어지 끝에 서서 스스로 이런 저런 핑계들만 만들어 가면서 간신히 버티고있는거지

 

 

 

지옥불에 내 몸이 타들어가는걸 알고 주위에서 떨어져 서라고 아무리 화내고 소리쳐봤자 

 

낭떠러지에 서서 내려다 보는 그 지옥도가 너무나 황홀해서 떨어져 서있을수가 없다

 

 

가끔 정신이 들어서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선다해도 

 

 

또 혼자 빌미를 만들어 낭떠러지에 서있더라 

 

나도 잘 아는데 안되네..?

 

 

- 그래 바람이라도 좀 쐬고 오자! 

 

 

 

맑은 공기를 먹고 기분전환을 하면 잘된다 

 

아니 잘됬던건가? 모르겠다 쉬었다가 하라는 사람들의 말을 들은것 같기도 하고..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라 하지 않던가 나도 모르게 정상적인 사회의 품에 돌아가고 싶은 본능에 나가는 거 일수도 있고

 

아마도 전자일 가능성이 클것같다 누가 쉬었다가 하면 잘된다고 한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왠지 맘이 한결 가벼워 지고 다음엔 맞출수 있을것 같다 

 

남들도 다 크게 먹고 하는데 나라고 못할것 없지 않은가?

 

 

아무래도 사이트에 죽치고 앉아있는 놈들보단 아무렴 내가 운이좋고 잘낫지!

 

 

 

담배를 꺼내려 주머니를 뒤졌는데 담배가 없다 

 

책상위에 올려두고 그대로 나왔다 보다 

 

편의점에 들려 담배한갑 사면서 도시락이 눈에띈다 

 

 

먹음직한 돈까스가 눈에 띈다 먹어본적 있어서 눅눅할거 알지만 왠지모르게 바삭바삭 육즙이 흘러넘칠것 같다

 

 

살까말까 몇번 속으로 고민만 하다 손은 거둔다 

 

 

그대로 나와서 공원 벤치에 앉아서 담배를 태운다 

 

 

이상하게 오늘은 달도 안보이고 별도 안보인다..아 별은 이제 거의 안보이던가?

 

 

아까 옆집 아저씨 때문에 부랴부랴 끈 반쯤태운 담배가 떠오른다 

 

왠지 모르게 아깝다고 생각이 들때쯤 누군가가 걸어온다

 

 

이 시간대에 나와본적이 있어서 알고 있다 

 

보통 내가 이렇게 앉아있으면 다른사람들은 피해가거나 돌아가기 바쁘다 

 

 

낮에 나오면 내가 사람들을 피하게 되고 도망가기 바쁜데

 

이상하게 이 시간은 날 피하는 사람들을 보며 당당해지고 내 시간인것만 같다

 

 

터덜터덜..

 

 

걸어오는 소리가 가까이 들려온다 

 

곧 있음 걸음소리가 빨라지던가 왔던길을 되돌아 가겠지 

 

오는 사람이 누군지는 몰라도 눈은 마주치기 싫다 

 

이럴줄 알았으면 휴대폰이라도 들고와서 보는척이라도 할걸 

 

 

 

터덜터덜..

 

털썩

 

 

발자국 소리가 꽤나 크게 들린다고 생각이 들때쯤

 

어라? 내 옆에 앉았다

 

누군진 모르지만 내 옆에 앉았다 낯선 누군가가 내 옆에 앉은 그 순간에도 

 

난 고갤 돌릴수 없었다 

 

심장은 요동쳤다 마치 나의 시간과 공간을 침범 당했다는 기분과 생각이 들때쯤 

 

 

- 자네 담배하나 주겠나?

 

 

동굴 목소리라 그러던가 뮤지컬이나 성악하는 사람들의 목소리

 

낮고 중후한 울림이 있는 동굴목소리

 

이상하게 위압감이 들어 못들은체 했다 

 

 

- 자네 담배하나 줄 수 있겠나?

 

하.. 피할 수 없다 이젠 내 시간과 공간을 침범한 이 침략자에게 맞서야 겠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눈이 마주쳤다

 

 

.

.

.

평소 취미로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ㅎㅎㅎㅎ 재미로 소설 써보려구용 

반응 좋으면 낼 2화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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