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딩때 전교 부회장이였음
나도 왜 뽑혔는지 모름 시발 조류도 대통령 하는데 나라고 못함?
여튼 정당한 절차를 걸치고 뽑힌지라 쌤들도 어쩔수없이 대접해주는데
내가 하는 일중에 제일 중요한게
전교회의임
말그대로 민주주의 축소판인데
학급애들 안건을 각반 회장들이 받아서 전교회의때 와서 말하는거야
그걸 나랑 전교회장이 들어주고 쌤들한테 보고하는 방식인데
이걸 매주 금요일마다 함
시발 취지는 좋았다만
그리스 아테네 토론회장을 생각했다면 큰 오산임
티비에서 국회가 하는짓 존나 잘보고 잘배웠는지 치고박고 싸우고 장난도 아님
무슨 교복폐지 염색자유화 잔디구장 이런 현실성 없는 안건만 들어오는데
말만 시발 회의지 투표로 통과되는 안건은 하나도 없었음
근데 어느날은
선생님이 회의 끝나고 빵이랑 우유 나눠주는거에 대해 투표했는데
100% 찬성으로 통과됨
존나 십새기들임
근데 걔들 욕하면 안댐 그 안건 낸게 나임
국회는 출석 안해도 뭐라 안하잖아? 근데 우리는 무려 빵하고 우유를 못먹음
존나 치명적임
그래서 나름 초기에는 출석률도 올라가고 그랬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피자빵이나 치즈빵 같은 빵들이 없어지고
단팥빵 같은 애들이 나오기 시작했음
당연히 출석률도 급 하락함
존나 나쁜놈들임 민주주의랑 피자빵이랑 바꿔먹음 새누리 주니어 같은놈들
근데 떨어지는 출석률도 고민이였지만
가장 큰 문제는 남는 단팥빵이였음
내가 정리 담당이라 항상 재고 같은건 내가 처리하고는 했는데
애들한테 아무리 먹으라고 해봐도 안먹음
반에 들고가면 애들한테 장발장이라고 놀림 받아서 싫었음
그래서 계속 우리집 냉장고에 저장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빵으로 김치국 끓이기전에 그만 가져 오라길래 포기함
근데 한 한달 지났나
회의 하면서 친해진 후배 하나가 있었는데 애가 참 착함
걔가 조용히 오더니 혹시 재고 내가 처리해도 되냐고 하길래
ㅇㅋㅇㅋㅇㅋ ㄱㄱ ㅋㅋ 이러고 떠넘김
그렇게 매주 걔한테 팥빵을 넘겼음
근데 사건이 터짐
어느날 점심 시간에 교무실에서 콜이 들어온거임
너무 쫄아서 부랄이 건자두가 된 상태로 교무실 갔는데
그 착한 후배가 고개 푹 숙이고 샘들한테 혼나고 있던거야
그래서 뭔일이냐고 물어봤는데
학회쌤이 말하길
시발 신고가 들어왔다는 거야
개놀라서 무슨 신고요?! 이랬는데
나랑 그 후배랑 매주 주는 빵을 지들끼리 빼돌렸다는 신고래
시발 피자빵을 횡령한 희대의 존못피쉬가 되면 억울하지도 않은데
지들 안먹는거 처리했더니 신고 먹어서 존나 억울했음
단팥빵 내밀면 응 느금마 콩나물 무침 이런 표정 지어보이던 놈들이..
그래서 존나 억울해서 쌤한테 하소연 했는데
아 모르겠고! 횡령했어 안했어!
이러길래 할말이 없었음
결국 그 팥빵들이 어디로 간게 중요하게 된건데
후배놈이 입 꾹 다물고 조용한거야
그래서 내가 뒤로 조용히 데려가서 말해봐 형이 책임질게 빨아줄까?
이러고 달래고 달래서야 들었는데
ㅋㅋㅋㅋㅋㅋ
애가 너무 착한거야
학교 근처 임대 아파트에 관리사무소가 있거든 거기 노인회관이 있는데
매주 거기다 가져다 준거야
박스랑 무거운 우유랑 낑낑 들고 매주 거길 간거지
쌤들한테 그 사실 말하니까
쌤들이 증거 있냐길래 지 폰 보여주면서 사진 찍은거 보여주는데
좁은 회관에서 어르신들 다 웃고있고 자기가 한 가운데서 웃고있음
시발 엔터스 주니어 아니냐 이정도면
교무실 훈훈해지고 그냥 그렇게 끝남
나는 졸업하고
그 후배는 졸업하고
그냥 추억으로 남았지
그 후배는 착하기로 유명하고 나중에 공부도 잘해서 좋은 대학 갔다는 이야기만 들음
그리고 나는 웃긴대학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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