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진 가을 LG 실패한 시즌인가

"승률 5할5푼은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
올해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양상문 LG 감독이 했던 말이다. 그때만 해도 매우 쉬운 목표처럼 느껴졌다. 2015년 9위의 수모를 당하며 와신상담했고 2016년은 리빌딩에 성공하며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와일드카드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까지 LG팬들은 가을까지 원 없이 응원했다. 그리고 겨울에는 FA 투수 최대어, 차우찬을 영입했다. 4위는 본전이고 올라갈 곳만 보였다.
페넌트레이스 9경기가 남은 지금, 현실은 어떠한가. 5위 SK에 4경기 뒤져 있다. 21일부로 5강 매직넘버는 SK로 넘어갔다. 자력 5위를 확정 지을 수 있는 팀은 LG였지만 3연패로 좌절됐다. 3경기를 남긴 SK가 3패를 해도 LG는 7승 2패를 해야 한다. SK가 1승 2패를 하면 LG는 8승 1패, 2승 1패를 하면 9승이 필요하다. SK가 3승을 하면 LG는 자동 탈락이다. 기적을 바라야만 하는 상황이다. 우승 후보로도 거론됐던 LG가 왜 순위표 저 낮은 곳에서 허덕이게 됐을까.
비난의 화살은 양상문 감독에게 집중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계약 마지막 해다.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명장으로 칭송받던 양상문 감독은 팬들의 원망을 한몸에 받는 중이다.
하지만 이 실망스런 결과가 감독 책임만은 아니다. 또한 전력 보강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오르지 못한 순위표가 곧 실패한 시즌을 의미하는지도 조심스럽게 되짚어 봐야한다.
▲이닝 쪼개기와 작전실패 논란
A해설위원은 익명을 전제로 LG 타선을 평가하기를 포기했다. 그는 "냉정히 다른 팀으로 갔을 때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타자가 박용택 한 명인데 그나마 하위타선일 것"이라 말했다. 또 "LG 타자들은 스스로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다. 자기 수준에 맞는 타격과 스윙을 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해보려고 욕심을 내는 것 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얼마 전 박용택이 '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서 후배들을 향해 "실력보다 잘하고 있으니 주접떨지 말아라"고 일침을 놓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1군은 전쟁터다. 아무리 리빌딩을 천명했다 하더라도 결과는 내야 한다. 코칭스태프는 이들을 데리고 어떻게든 이기기 위한 싸움을 펼칠 수밖에 없다. LG는 희생번트가 2위, 대타기용 3위로 많다. 경기당 13.04명의 야수를 사용했다. 리그 평균인 12.79명보다 많고 전체 순위는 3위다. 벤치 개입이 그만큼 잦으니 실패도 당연히 많다. 최근 몇 경기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듯이 벤치 개입이 없이는 1점도 뽑기 힘든 게 현실이다.
투수 쪽에서는 '이닝 쪼개기'가 논란이다. 1이닝 씩 맡기지 못하고 이닝 도중에 투수를 자꾸 바꾼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이 때문에 출장이 잦아 체력 소모가 커지고 결국 후반기 불펜 붕괴를 자초했다고 성토한다.
이닝 쪼개기는 LG 불펜이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지쳤다는 지적도 사실과 다르다. LG는 경기당 투수 4.33명을 썼다. 리그 평균인 4.17명보다 많고 리그 3위에 해당한다. 최다 출장 순위 TOP10에 LG 선수는 진해수, 신정락 2명 뿐이다. 투수 교체가 잦았던 건 사실이지만 특정 투수를 혹사하지는 않았다. 등판을 위해 불펜에서 몸만 풀어도 관리 대상이다. 몸 풀다가 지쳤다는 의혹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투수 관리만큼은 LG가 10개 구단 최고라고 강상수 코치는 자부한다.
LG는 개막 직전 마무리투수를 잃었다. 지난 시즌 28세이브 투수 임정우가 2월 어깨를 다쳤다. 대비할 틈도 없이 시즌이 시작됐다. 임정우를 대신할 마무리투수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신정락이 마무리 역할을 잘 해주던 시즌 초반에는 아무 걱정 없이 굴러갔다. 하지만 신정락을 비롯해 정찬헌, 이동현 등 LG 불펜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수들은 각각의 이유로 연투가 힘들다. 이런 구원진으로 3이닝씩 막아야 하니 벌떼 불펜 왜에는 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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