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테스트를 앞두고 한 분이 “너 수비 본 적 있어? 일단 수비 한 번 해보라”고 하셨다. 그때까지 수비수로 뛰어본 적이 없는데 그냥 시키는대로 할 수밖에 없었고 연습경기가 끝나자 그 분이 “아버지를 모시고 오라”고 하셨다. 그 분이 아버지께 “얘는 포지션 바꿔야한다. 원래 얘 나이 학생은 뽑지 않는데 포지션 바꾸면 받아주겠다”고 했다. 나한테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내가 이미 또래 축구계에서는 호날두인데 수비를 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아버지 생각은 달랐다. “일단 무조건 여기에 들어가야 한다”면서 “수비 한다고 하고 들어가서 공격하는 모습 보여주면 된다”고 하셨다. 나에게 수비수 전향을 권하신 그 분은 이런 말을 했다. “얘는 공격수 계속 하면 대학도 못 간다. 그런데 수비수하면 국가대표까지 할 수 있다.” 이 매의 눈을 가진 분이 누군지 궁금하실 것이다. 바로 허정무 감독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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