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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부 지도력, 고교 등 바닥서부터 다졌다

병장 야구선수호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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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0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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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7 (화) 17:10

                           

[함안=축구저널 서동영 기자] 과연 바닥에서 헤어나올 수 있을까? 2014시즌 뒤 K리그 챌린지(2부)로 강등된 경남FC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무기력한 강등 후 구단주의 팀 해체 발언과 계속되는 부진, 심판 매수로 인한 승점 삭감 등 경남은 2006년 창단 이후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  

구원자가 나타났다. 지난 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종부(52) 감독이다. 경남은 지난해 승점 10점 삭감을 이겨내고 11팀 중 8위에 올랐다. 올해는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지난 8일 2위 부산을 2-0으로 꺾고 사실상 우승이 확정되자 김 감독은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았다. 경남은 14일 서울이랜드전(2-1 승) 직후 우승 트로피를 들며 3년 만의 클래식(1부) 무대 복귀를 알렸다.  

하지만 김 감독은 차분하다. 서울이랜드전을 하루 앞둔 지난 13일 경남 함안군에 위치한 클럽하우스에서 평소처럼 선수들의 훈련을 지휘했다. 훈련장 한켠에서 선수들을 바라보는 그의 눈은 경남의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듯했다. 

폐허에서 일군 기적의 우승 

2015년 12월 김 감독이 경남 지휘봉을 잡았을 때 팀은 폐허나 다름없었다. 특히 승점 10점 삭감은 치명타였다. 2016시즌 챌린지 꼴찌는 이미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지인들은 다른 기회를 기다리라며 사령탑 부임을 말렸다. 하지만 경남 출신인 그는 무너진 고향팀을 지켜만 볼 수 없었다.  

막상 제의를 수락한 뒤 막막했다. 김 감독은 “실력이 좋은 고액 연봉자는 모두 나갔다. 모든 걸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컸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선수단과의 첫 만남에서 비상의 가능성을 확신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눈에서 절박함을 봤다. 실력이 떨어지더라도 내가 잘 가르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칭찬과 긍정의 리더십으로 떨어진 사기를 끌어 올렸다. 팀 상황과 전력에 맞는 전술도 연구했다. 빠른 빌드업을 활용한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해 탈꼴찌는 물론 리그 최다득점 팀이 됐다. 자신감을 얻은 경남은 올해도 기세를 이어가 왕좌에 오를 수 있었다.

선수 발굴 비결 “미세한 부분 살펴”  

우승의 가장 큰 요인은 무엇보다 김종부 감독의 선수를 보는 안목이다. 재정이 열악한 도민구단 경남은 좋은 선수를 데려오기 어렵다. 잠재력은 있으나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를 발굴했다. 올시즌 포항에서 임대로 와서 9골 10도움을 올린 정원진이 대표적 예다. 

김종부(가운데) 감독과 함께 이반, 브루노, 말컹 등이 우승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제공: 프로축구연맹

그의 안목은 외국인 선수를 볼 때 더 빛을 발했다. 지난해 크리스찬(현 대전)은 19골을 넣었다. 올시즌에는 말컹이 주목받았다. 22골로 득점왕이 유력한 그는 많은 팀으로부터 이적 제안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함께한 이반은 수비의 핵심으로 우승에 기여했다.  

잇단 대박의 비결에 대해 김 감독은 “나도 많이 실패한다. 직접 기량을 확인하기 힘든 외국인 선수는 스카우트가 건넨 플레이 영상만을 보고 데려온다. 다른 팀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영상에서 주목하는 건 득점 등 화려한 장면이 아니다. 수비수에게 빼앗긴 공을 되찾기 위해 달려가 유니폼이라도 잡는 등 열정이나 인성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을 세밀히 살핀다. 덕분에 경남에 온 외국인들은 큰 말썽 한 번 부리지 않고 김 감독의 가르침을 성실히 받아들여 재능을 꽃피웠다. 김종부 감독은 “우리 외국인 선수들은 모두 순둥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아마축구 지도자 평가절하 말아야” 

김종부 감독은 선수 시절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다. 1983년 멕시코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4강 신화에 기여했다. 3년 뒤 멕시코월드컵 조별리그 불가리아전(1-1)에서는 멋진 발리슛 동점골로 한국에 월드컵 사상 첫 승점을 안겼다. 하지만 스카우트 파동으로 1년 반이나 운동을 쉬어 기량이 꺾였다. 프로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만 서른의 나이에 일찍 은퇴를 해야 했다. 

이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처음부터 프로팀 감독은 생각도 안했다. 거제고를 시작으로 동의대, 중동고를 거쳐 K3리그 양주와 화성 등 아마추어 팀만 이끌었다. 자신보다 뛰어난 선수를 일찍부터 키우고 싶었다. 2014년에는 화성을 K3리그 우승으로 이끈 지도력을 바탕으로 경남 지휘봉을 잡게 됐다.  

요즘 대부분의 스타 플레이어는 은퇴 직후 프로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 아마추어 팀 지도자에게 프로로 갈 기회는 잘 오지 않는다. 규모와 특성이 다른 프로팀 지휘 능력에 물음표가 달리기 때문이다. 김 감독도 처음에는 미덥지 못하다는 시선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밑바닥부터 다진 지도력과 많은 경험으로 프로에서도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김 감독은 “아마나 프로나 큰 차이는 없다. 다만 동기부여 방법이 다를 뿐”이라고 밝혔다. 아마추어 때는 불같았지만 지금은 잔소리 한 번 하지 않는 덕장이다.  

이어 “나로 인해 아마축구 지도자에 대한 편견이 조금은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대학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김병수 감독이 올시즌 서울이랜드 지휘봉을 잡았다. 더 많은 아마 출신 지도자가 프로에 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다시 기적을 꿈꾼다 

김종부 감독은 14일 우승 확정 후에도 내년 클래식에서의 목표와 방향에 대해 말을 아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다. 

경남 선수단이 챌린지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 사진제공: 프로축구연맹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는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 경남의 현실적인 다음 시즌 목표는 클래식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그러자면 전력 유지는 물론 보강도 필수다. 조기호 경남 대표이사는 16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년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말컹 같은 주요 자원을 지키는 것도 장담하기 어렵다.   

모든 게 미지수이기에 김 감독은 말을 아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잠시 속내를 드러냈다. “가끔 경남의 상위 스플릿(그룹A) 또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상상한다”며 웃었다. 그는 2년 전 부임 직후 클래식 승격이라는 불가능해 보이는 공약을 내걸었고 정말로 해냈다. 왠지 김종부라면 다시 한번 기적을 일궈낼지 모른다. 

◆ 어머니 영전에 우승 트로피를 

지난달 19일 김종부 감독은 큰 슬픔을 겪었다. 모친이 아흔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상태가 좋지 않으시다’는 요양원의 연락을 받고 급히 경남 통영으로 차를 몰았다. 하지만 어머니는 슬하의 3남 2녀 중 가장 아꼈던 막내를 기다리지 않고 눈을 감았다.  

임종을 지키지 못한 김 감독은 통곡을 했다. 그에게 어머니는 아버지 같은 든든한 존재였다. 어머니는 4살 때 아버지를 여읜 그를 위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클래식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가셨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그래도 1위에 올라 있을 때 떠나셔서 다행이다. 조만간 우승 트로피를 들고 어머니를 뵈러 갈 것”이라고 밝혔다.        

◆ 스트레스 해소법은 ‘혼술’ 

김종부 감독은 부산과의 맞대결 이틀 뒤인 지난 10일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조진호 부산 감독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특별한 친분은 없었지만 경기장에서 지략 대결을 펼치면서 조 감독을 좋아하게 됐다. 김 감독은 “조 감독은 늘 열정이 넘쳤다”고 떠올렸다. 클래식에서 다시 만나길 원했는데 젊은 후배가 갑자기 떠나 안타깝다.  

김 감독은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정말 심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도 힘든 순간이 많았다. 경남은 올시즌 내내 1위를 달렸지만 한때 5경기 연속 무승에 그치는 등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그만의 방법은 ‘혼술’이다. 많이 마시지 않는다. 딱 맥주 한 캔만 딴 뒤 편안한 마음으로 이것저것 생각을 한다. 이때 구상한 아이디어가 팀 운영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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