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NC의 게임 플랜

김경문 NC 감독의 게임 플랜이 완벽하게 망가졌다.
NC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7-17로 대패했다. 충격적인 패배였다. 1차전을 대승으로 장식하며 상승세를 타는 듯 했지만 기세가 완전히 꺾였다. 과정과 결과가 모두 최악에 가까웠다. 5회까지 6-4로 앞서다가 뒤집혔기 때문에 충격은 2배였다.
감독의 생각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2차전 선발로 이재학을 내세웠다. 시리즈에 앞서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한 제프 맨쉽의 빈자리였다. 4년(2013~16)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이재학은 포스트시즌(PS)에 큰 약점이 있다. 통산 PS 평균자책점이 무려 17.18(3⅔이닝 7실점)이었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도 불펜으로 1경기에 나온 게 전부였다. 김 감독은 이재학에게 긴 이닝을 기대하지 않았다. 경기 전에도 "빠르게 교체 하겠다"는 의사를 취재진에게 전달했다. 이재학이 일찌감치 강판되더라도 대비책이 있었다. 바로 맨쉽이다. 맨쉽이 긴 이닝을 책임져주면 승부를 걸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한 맨쉽은 투구수 조절이 필요했다. 하지만 PO 2차전은 사정이 달랐다. 맨쉽은 규정상 3차전 등판이 불가능했다. NC는 3차전 선발로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를 내정한 상황. 1경기에 외국인 선수가 2명 뛸 수 있기 때문에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와 해커가 경기에 나서면 맨쉽은 자동 휴식이다. 19일이 이동일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맨쉽은 2차전에 나와도 이틀 휴식이 보장됐다. 2차전에서 긴 이닝을 맡길 환경은 충분했다. 김경문 감독이 생각한 2차전 게임 플랜은 '이재학+맨쉽' 조합이었다.
이재학은 3이닝 5피안타(2피홈런) 4실점하고 강판됐다. 하지만 타선이 폭발하면서 5회까지 6-4 리드를 잡았다. 두 번째 투수 이민호가 2이닝을 책임지면서 맨쉽이 등판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NC는 6회 등판한 구창모가 볼넷 2개로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하자 주저 없이 맨쉽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다.
맨쉽은 무너졌다. 첫 타자 양의지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2스트라이크-노볼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았지만 소극적인 피칭으로 풀카운트를 자초했고, 결국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무사 만루에서 최주환에게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을 맞았다. 좀처럼 안정되지 않았다. 오재원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허경민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고 강판됐다. 승계주자가 홈을 밟아 실점은 2점에서 3점으로 늘어났다.
NC는 6회에만 8실점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내줬다. 한 이닝에만 투수 5명(구창모·맨쉽·원종현·임정호·최금강)을 투입했다. 역대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투수 기록에 타이. 맨쉽이 긴 이닝을 책임져주지 못하면서 불펜 과부하가 제대로 걸렸다.
1패 이상으로 치명적인 '결과'였다. NC의 게임 플랜이 완벽하게 망가졌다. 마산구장으로 떠나는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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