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서 온 중학생 골잡이의 코리안 드림

축구를 시작한 지 불과 2년 밖에 안 된 네팔 소년이 한국 중학교 무대에서 골잡이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경기 동두천시 신흥중 3학년 공격수 당기 머니스(16)는 지난 2월 경북 영덕에서 열린 춘계중등연맹전 화랑그룹에서 3경기 7골을 터뜨리며 득점상을 받았다. 지난달 끝난 중등리그 경기14권역에서도 8경기 19골을 몰아치며 득점왕에 올랐다. 2위를 7골 차로 여유롭게 따돌렸다.
머니스의 구력은 2년밖에 안 된다. 아버지는 10년 전 동두천에 네팔음식점을 차리며 한국에 터를 잡았지만 머니스는 3년 전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았다. 외국인학교에 다니던 머니스는 친구들과 팀을 만들어 종종 공을 찼다. 가끔 동호인 팀과 경기도 했다. 그때 신흥중 이진휘 감독의 눈에 띄었다. 이 감독은 “달리기가 워낙 빨라서 그냥 두기에는 아까울 정도였다. 정식으로 축구를 배워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머니스는 2015년 가을 신흥중 축구부에 합류해 축구를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외국인 선수 등록 규정에 따른 절차 때문에 공식 경기에는 지난해 여름부터 나섰다. 올해 연달아 득점상을 받으면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진휘 감독은 “다른 팀들이 우리 팀에서는 머니스만 막으면 된다고 이야기하더라”라며 웃었다.
머니스의 주무기는 빠른 발이다. 공을 앞으로 툭 차 놓고 뛰어가도 수비수가 따라잡지 못한다. 100m 기록은 11초 안팎. 발 빠른 선수를 보며 축구 선수의 꿈을 키운 덕분이다. 머니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열성팬이다. 머니스는 “네팔에 있을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를 자주 봤다. 한국의 박지성도 있었지만 호날두의 폭발적인 스피드를 보고 반했다. 나중에는 꼭 맨유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외국인학교에 다니면서는 영어만 사용했다. 2년 전 축구를 시작하면서 한국어도 배우기 시작했다. 지금은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능숙하다. 외국인을 쳐다보는 시선도 대수롭지 않게 넘길 정도로 의연하다. “한국 생활이 너무 좋다”고 하지만 김치는 아직 맵다. 그는 “고춧가루가 들어간 음식이나 청국장 같은 건 먹기 힘들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내년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머니스는 러브콜에 시달리는 중이다. “귀화하면 청소년 대표팀에도 충분히 뽑힐 선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주가가 껑충 뛰었다. 일반 학교와 프로 산하 팀에서도 입학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등록 규정 등이 복잡해 아직 거취를 결정하지는 못했다.
머니스는 프로 선수로 성장해 네팔 국가대표로 뛰는 꿈을 꾸고 있다. 프로 입단 전까지는 한국에서 축구를 배울 예정이다. 머니스는 “네팔은 축구 시설이 좋지 않다. 환경이 좋은 한국에서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네팔은 축구 변방이다. 2017년 10월 발표된 FIFA랭킹은 176위다.
지난해 가을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축구 선수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더욱 굳세졌다. 아버지는 머니스가 공식 경기에 나선 모습을 몇 차례 보지 못했다. 머니스는 어머니, 대학생 형과 함께 지내고 있다. 머니스는 “꼭 네팔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해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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