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 단톡방 리더로 변신한 베테랑 에너지 레벨 강조
예년과 달리 코트보다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지만, 정관장의 벤치를 보면 누구보다 동료들과 많은 소통을 나누고 있는 이가 김종규(34, 207cm)다. 유도훈 감독이 필요로 하는 베테랑의 역할 가운데 하나였다.
안양 정관장은 19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79-66으로 승리했다.
한때 23점 차까지 달아났던 정관장은 4쿼터 중반 동점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변준형(21점 3점슛 5/5 3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해결사 면모를 앞세워 신승을 챙겼다. 정관장은 2연승을 질주, 단독 2위로 올라서며 1위 부산 KCC와의 승차 0.5경기를 유지했다.
정관장은 돌아온 ‘불꽃슈터’ 전성현이 아직 복귀전을 치르지 못했고, 주장 박지훈도 갑작스러운 족저근막염으로 이탈했다. 이 와중에도 선두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변준형이 입대 전과 같은 존재감을 되찾았고, 한승희는 일찌감치 커리어하이 시즌을 예고했다. 외국선수 조합도 안정적이다.
유도훈 감독은 이 가운데 김종규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았다. 7경기 평균 출전시간은 14분 38초에 불과하지만, 보컬 리더로 선수들을 다독이는 역할을 칭찬했다. “내가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부분도 있지만, 이외에 전달해야 할 사항이나 내가 깜짝한 부분에 대해서도 (김)종규가 메신저로 잘 전달하고 있다. 덕분에 선수들끼리 더 잘 뭉치는 것 같다”라는 게 유도훈 감독의 말이었다.
실제 김종규는 경기에 앞서 선수단이 모두 초대된 단체 채팅방을 통해 팀이 준비한 부분을 텍스트로 정리해서 공유하는 루틴을 정립했다. 2대2 또는 골밑 수비 시 유의해야 할 점 등에 대해 상세히 써놓는가 하면, “제일 중요한 건 에너지 레벨. 오늘도 이기자!”라는 마무리 코멘트도 빼놓지 않는다.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도 벤치 한편에서 보컬 리더 김종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출전시간은 9분 57초에 불과했지만 브라이스 워싱턴, 표승빈 등 외국선수부터 막내에 이르기까지 교체돼 벤치로 돌아온 선수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노하우를 전수했다.
김종규는 “메신저에 글을 올리는 건 LG와의 경기(15일)부터 시작했는데 효과가 있는 것 같아서 계속하고 있다. 물론 감독님이 진두지휘하시지만, 경기 중 100% 전달이 안 됐을 땐 더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도움을 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부상으로 11경기를 소화하는 데에 그쳤던 지난 시즌을 제외하면, 김종규는 늘 코트가 익숙한 선수였다. 무릎을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만큼 올 시즌은 벤치에 머무는 날이 더 많다. 서울 SK(31분 56초)와의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20분 미만에 그쳤고, 10분도 뛰지 못한 것도 3경기에 달한다.
김종규는 “당연히 많이 뛰고 싶지만, 전적으로 감독님이 그리는 그림을 믿고 있다. 선수는 10분이든 30분이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감독님이 길게 보고 몸 관리를 200%로 해주고 계신다(웃음). 그만큼 나도 감독님을 믿기 때문에 5분만 뛰어도 괜찮다. 젊은 선수가 많은 팀인 만큼, 코트 밖에서도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종규는 또한 “캡틴(박지훈)이 빠진 자리를 나 혼자 메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선수들이 부상 전력이 있는 가운데에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박)지훈이, (전)성현이가 모두 돌아오면 그만큼 팀도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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